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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아의 아세안 이야기] 동남아시아 말레이 이슬람교는 무엇인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이슬람교는 어떻게 다를까

  • 김인아 논설위원 taprohm@newskorea.ne.kr
  • 입력 2022.07.15 22:02
  • 수정 2023.01.2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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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코리아 김인아 논설위원
@뉴스코리아 김인아 논설위원

 

(부산=뉴스코리아) 김인아 논설위원= 동남아시아는 기후와 식생 및 지형 구조의 기준으로 대륙부와 도서부로 나눌 수 있다. 도서부는 대부분이 말레이족을 중심으로 이슬람교가 전해져 있어 상좌불교가 압도적인 대륙부와 종교적인 면에서 뚜렷하게 구별된다. 즉, 동남아시아에 있어서 무슬림의 대부분은 도서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남부에 집중되어 있어, 그 분포범위는 기독교도가 많은 필리핀 북·중부를 제외하면, 말레이족 계열의 언어, 문화를 지닌 사람들의 분포범위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인구적으로도 동남아시아의 총인구의 약 40%가 무슬림 이고, 이는 전세계 무슬림 인구의 약 20%에 달하는 것이다. 약 2억 명의 무슬림 인구를 지닌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라고 볼 수 있다.


고대로부터 동남아시아는 중국과 인도, 서아시아와 지중해의 문명세계를 연결하는 해상교역로에 위치하여, 아랍상인들은 일찍부터 이 교역로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마호멧에 의해 창시된 이슬람교도 이러한 교역로를 타고 전해졌다. 동남아시아에서 이슬람 전파가 본격화 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말경부터 이다.

이슬람교의 전파는 아랍, 인도, 중국 등지의 무슬림 상인의 정착과 현지사회로의 동화, 무슬림 신학자(울라마)나 이슬람교 포교자, 토착지배자의 정치적 배려와 경제적 타산 등 다양한 이유나 동기에 의해 진행되었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외부로부터 대량의 무슬림 이민이나 무력침공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평화적, 자발적, 점차적인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었다.


13세기말 수마트라섬의 북부 연안에 몇 개의 무슬림 왕국이 일어났다.

15세기 초에는 말레이반도 남부의 동서교역의 중심이었던 말라카 왕국의 왕이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

이슬람화는 말라카 해협을 기점으로 하여 한편으로는 말레이반도를 돌아 중국으로 향하는 동서 방향의 교역로를 따라 인도차이나 남부, 보르네오섬 북부 해안, 필리핀 군도로 전해졌고, 다른 쪽으로는 몰루카 제도를 동쪽 끝으로 하여 동남 방향의 교역로를 따라 수마트라섬 남부, 자바섬 북부 해안, 보르네오섬 남부, 술라웨시섬 남부 등으로 확산되었다. 따라서 도서부의 이슬람은 전파경로나 개종지역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양하여 균일적인 종교적 색채를 띠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도네시아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 압도적인 종교적 다수의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말레이반도와 비교하여 볼 때 이슬람교는 상대적으로 전체 국민에 대하여 구심적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서부 지역이 워낙 방대하여 이슬람의 전파경로나 토착적인 문화형태가 다양하여 근본주의적인 이슬람교가 그리 확고하게 정착되지 못하였고, 지역별 관습과 문화전통과 혼재된 혼합주의적(syncretic) 이슬람이 폭넓게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며, 여기에 독립 이후 신생 인도네시아가 '다양성 속의 통일'이라는 이념 하에 다양한 인도네시아 제도의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 가운데 가능한 이슬람의 특정한 색채를 배제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80%가 거주하고 있는 자바섬은 인도네시아 무슬림 사회의 중심이지만, 가장 신앙심이 깊은 무슬림들은 수마트라섬 북부의 아체와 서부의 미낭까바오에 살고 있다. 이들의 인구수는 적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정통적인 이슬람을 신봉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이슬람교의 특성은 자바섬의 무슬림들에게서 극명히 드러난다.

고대로부터 힌두∙불교 문화가 전래되었고, 현 인도네시아 정치의 중심이기도 한 자바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토착문화인 힌두교, 불교와 정령숭배적 요소가 혼합되어 상당히 변용된 무슬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꺼자웬으로 불리는 자바 중심지역의 무슬림들은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주로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다수의 농민들로 여겨지는 아방안(abangan)은 이슬람교 도래 이전의 토착적인 힌두교와 불교를 포함하여 정령숭배를 믿는 혼합적인 무슬림들이다. 다음으로, 도시지역에 거주하면서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산뜨리(santri)는 정통적인 이슬람교의 교리를 철저하게 실천하는 열렬한 무슬림들을 가리킨다.

자바의 무슬림 인구의 약 30%가 산뜨리라는 통계를 바탕으로 극단적으로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국가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정통적 이슬람교의 색채는 희박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의 무슬림과는 신앙의 정도나 종교적 관습에 있어서 매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말레이반도의 말레이인들은 15세기경 이슬람으로 개종된 사람들이다. 동남아시아에 이슬람교가 도래하기 이전 수마트라섬과 자바섬에서 불교와 힌두교가 성행할 때에 이들 대부분은 정령숭배자가 대부분 이었기 때문에, 이슬람교의 영향은 인도네시아에 비해 매우 정통적인 모습으로 정착했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말레이시아에서도 그러한 토착적인 신앙관습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인들은 이슬람교를 매우 열렬하게 신봉하며, 인도네시아와는 달리 기독교인들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슬람 전래 초기의 종교적 의례나 신앙체계가 오늘날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에게 남아 있을 정도로 강한 이슬람교의 신앙을 소유하고 있다. 물론, 중동의 원리적 이슬람교의 신앙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교가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듯 생생한 신앙적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특히, 농촌지역의 말레이 무슬림들은 이슬람에 크게 심취하였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기나 양차 세계대전의 급격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래의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신앙적 측면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 닥와(dakwah) 라 불리는 이슬람부흥운동이 일어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도시지역의 대학생과 관료, 전문직 지식인을 중심으로 전개된 이슬람부흥운동은 이슬람 본래의 정신을 회복하자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일종의 종교개혁의 모습을 띤 이 운동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우며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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