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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세 집 중 한 곳이 1인 가구인 시대, 집과 가족의 의미

- 2021년말 기준 1인 가구의 비율이 약 33%, 717만 가구 (통계청)
- 마이크로 원룸, 미니멀리즘 그리고 과도한 라이프스타일 추구는 대일밴드식 정신승리
- 정부는 공공임대를 통한 최소한의 주거만족도 높여줄 책임

  • 허승규 기자 mytripmade68@newskorea.ne.kr
  • 입력 2022.09.12 15:58
  • 수정 2024.01.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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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 "침대 옆에 변기가..."라는 제목의 2021년 기사는 "벤쿠버 마이크로 원룸 15㎡(공급면적 약 4.5평). 수도·전기요금 포함 월세 680달러(약 90만원). 싱글침대·변기·창문 각 1개. 주방시설 미포함"이라는 평범한(?) 내용이었다.

 

이미지 출처 이케아 재팬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이케아 재팬 홈페이지

 

두어 달 전, 마치 일반적인 분양광고처럼 읽혀졌던 "이케아가 도쿄에 선보인 3평 아파트.."라는 제목의 기사는 "딱 1명의 입주자만 뽑는 프로모션"이었던 이케아 이벤트였다.

 

이케아 초소형 주택 평면도 (일본 이케아 홈페이지)
이케아 초소형 주택 평면도 (일본 이케아 홈페이지)

 

최근 "땅값 비싼 도쿄에 9㎡ ‘극소원룸’ 인기…도쿄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극소원룸 부동산 분양을 간접 홍보·찬양하는 논조"의 내용으로 읽혔다.
 
세 집 중 한 곳이 1인 가구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점차 가족과 이웃에 대한 경험이 적어졌다. 가족과 이웃에게 자신을 내보이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퇴화되었고, 가족과 이웃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간과하면서, 의사결정에도 악수를 두는 경우가 늘어났다.

함께 부대끼고 치이며 존재하는 방식이 아니라 타인의 상황을 검색하고 유행을 비교하고 나홀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상품의 소비로 마음의 허기를 채우거나 보여주기식 SNS를 통해서 느슨한 관계, 미니멀리즘, 욜로, 왔다리갔다리 후라이(허풍)를 친다.

이전 세대는 가족과 지역을 바탕으로 “누구 집 자식이니, 어느 지역 출신이니”라고 자신이 정의·평가되었지만, 이제는 “SNS 팔로워 수와 커뮤니티 활동” 모습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가족과 이웃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가족과 이웃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빨래, 청소, 식사, 건강, 밥벌이 역할과 책임을 한 사람이 1인 가구라는 좁은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니 버겁다.

주기적으로 침구 혹은 빨래를 세탁, 다림질, 수선해주는 런드리고/클린베딩,

영양가를 고려한 반찬을 정기구독할 수 있는 집밥연구소/온하루,

개인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맞춤추천해주고 정기배송하는 필리/리포데이,

자신의 월경주기에 맞게 생리대를 배송해 주는 해피문데이,

계절 짐을 개인창고처럼 보관해주는 셀프스토리지,

과일이나 채소 식습관 서비스 무릉외갓집/샐러딩/진맛과 등등 배달, OTT, 술, 차량, 책, 공간 등 누군가의 피 같은 돈으로 과도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1인 가구에는 효율적일지라도, 국가나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효율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는 딸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는 딸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75만명 몰렸던 이 회사, 모든 직원 권고사직 통보", “ㅇㅇ, 10억달러 이상 비트코인 구매 완료”, “높은 이자 지급에 속아 5명 연쇄 사망” 등 여러 기사를 통해 일부 핀테크 기업과 스타트업, VC의 이면을 보게 된다.

또한 비상식적이고 순리에 역행하는 머지포인트·루나코인·NFT 투자, 부동산 분양, 다단계 금융 등등. (법은 평등하다지만, 그것은 판결을 주는 사람의 생각이고, 처벌을 받는 모든 사람에게는 결국, 항상 불평등했다. 그리고 탈법이나 반사회적 판결에 처벌이 약한 이유는 그런 일이 꾸준히 반복적으로 유지되어야 판검사·변호사·기자들이 밥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기에서 언급한 의사결정의 악수나 비효율, 탈법과 불법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집과 가족(이웃)의 해체라고 생각한다. 눈뜨고도 코베인다는 누군가의 서울살이는 여전히 허공에서 춤추는 공기풍선의 팔랑귀와 같다. 
 

외대앞 휘경동 동네 게시판
외대앞 휘경동 동네 게시판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 스위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본명 샤를에두아르 잔레그리)가 병상의 아내를 위해 생일 선물로 지어준 호숫가 오두막집. 법정스님, 톨스토이, 간디, 만넬라 등 수 많이 이들에게 영향을 준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 지은 오두막집.

이 두 집은 고작 4평 남짓의 작은 집이었다. 건조하거나 각박한 이웃과의 관계와 메마른 일상에 지쳐서인지 어느 동네, 브랜드, 평수, 가격으로 집의 좋음과 그 사람의 역량까지 단정짓는다.

새 것들은 곧 낡아지게 되고 낡아지며 안락해진다. 가족의 애정과 정서가 충만하면 조금 낡은 집이면 어떤가? 상품의 소비나 SNS 관계로 마음의 허기를 채울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경험과 인연의 확장으로 영혼의 결핍을 채우고 싶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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