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전쟁터 하와이, "한국문화홍보원 건립 필요"
1000만 하와이 관광객, 'K-POP, K-FOOD 관심 많아'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강세속 한류 약세 '아쉬움'
(뉴스코리아=호놀룰루) 김찬훈 특파원 = "하와이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잖아요. 그래서 일본문화도 엿보이고, 차이나타운도 있고, 특히 베트남 음식이나 필리핀 문화도 많은데 우리 한국 문화는 잘 안보여 안타까워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가족여행을 하와이로 왔다는 김모(48, 여)씨의 하소연이다.
최근 세계인들의 관광지인 하와이에 한류를 알리는 홍보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1,000만명 이상이 찾는 하와이는 각국의 문화전쟁터이지만 정작 한국은 한류홍보에 소홀하다는 것.
실제 와이키키 명품거리에 구찌, 에르메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즐비하지만 한국 제품은 구경하기 힘들다. 코스코나 샘스클럽등에서 삼성, 엘지 TV등 가전브랜드만 눈에 띌 뿐이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의 호기를 적절히 활용해 국가홍보 내지는 문화홍보전을 펼친다면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정작 관광메카인 하와이에서 한국문화는 '실종'상태인 셈이다.
하와이 로컬사회는 한국문화에 친근감 가져
반면 하와이 현지 사회에서 로컬 주민들은 한국 문화에 이미 친숙하다. 자녀들과 함께 한국드라마를 즐겨 시청한다는 제이니 샤이란(43, 여)씨는 "대학생인 딸들과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공부한다. '그건 아니지 아니지', '몰라요 정말' 등의 표현을 따라하다보니 한국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로컬 주민 리마(35, 남)씨는 한류 유행 전부터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 음식문화와 주요 도시의 풍경을 구경하고 있는데, 정말 곳곳이 아름답고 색다르다. 김밥, 떡볶이, 김치보쌈 등을 꼭 먹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로컬 사회에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표현 정도는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이들 현지 주민들이 한국문화를 친근하게 느끼게 된 이유는 뭘까.
로컬 사회에서는 "한국문화의 아름다움과 독창성, 그리고 맛깔스럽고 군침도는 한국 음식 콘텐츠'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로컬 사회의 애정과 달리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체험하거나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아쉽다는 의견이다.
한편, 다른 나라의 문화콘텐츠 형성 수준은 한국을 따돌린지 오래다.
하와이의 다운타운이라는 중심거리에 '매머드급 차이나타운"이 있다. 이곳에 가면 각종 중국 식자재나 생활도구를 구경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바늘부터 전통 곤약까지 없는 것이 없다.
필리핀 마을도 계곡마다 자라잡고 있다. '팔롤로 밸리(PALOLO VALLEY)'나 '와이하와(WAHIAWA)'에 가면 옹기종기 둥지를 틀고 고국문화를 유지 및 발전시키는 필리핀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또 시내 곳곳에서 식당이나 주점을 운영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향기를 뽐내는 베트남 출신 주민들도 부지기수다. 하와이에서 'PHO'라는 쌀국수브랜드는 이미 넘쳐난다.
일본문화는 거의 타국의 문화수준을 압도하거나 리드하는 수준이다. 부자동네에 가면 일본식 풍등이 여지 없이 내결려 있다. 목조식 주택문화나 일본식 이름은 하와이의 고유 미풍양속이 된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유독 한국문화는 관리가 부재한 실정이다. 정작 하와이 현지사회에서는 많은 한인 동포들이 비즈니스를 창업해 대성한 케이스가 많다.
한국식 불고기나 한정식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한국식당도 많고, 큰 규모의 유통체인점도 있다. 또 와이키키 인근에 유명 한국식 주점도 많다.
하와이 현지 사회에서 이제 '코리아'나 '코리안'은 친숙한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적으로, 로컬 사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 한국 음식중 하나는 '밑전(MEET 전)'이다. '고기전'을 현지화한 음식 브랜드다.
"글로벌 관광메커, 하와이에 한국문화홍보관 만들자"
현재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해와 각국에 설립한 기관은 한국문화원, 한국문화홍보관이다. 미국에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등에 이 기관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2022년 기준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관광객 수는 대략 뉴욕 4,000만명, LA 3,000만명, 하와이 1,000만명 수준이다. 하와이의 경우 비록 숫자상으로는 뉴욕이나 LA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지만 글로벌 관광성지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문화홍보의 '첨병지역'으로 키울만 하다는 의견이다.
한인사회 오피니언 리더인 이모(73, 남)씨는 "하와이는 120년 한인 이민역사의 시발점인 동시에 세계 관광상품의 핵심 아이콘이다. 로컬 사회나 관광객들은 이미 한국이나 한류를 간접적으로 제험하고 인지하고 있다"며 "이런 호기인 시절에 한류나 한국상품을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한국문화홍보관 건립이나 한인타운 조성을 정부 당국이 주도해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이 한류나 한국문화를 제대로 공부하고 감동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서 '한국문화 홍보전사'가 돼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책은 필요한 곳에 집중할 때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가홍보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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