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와테현) 일본 히라이즈미 세계 유산 산책

화려한 金色堂(콘지키도)까지 편리한 7개국의 음성 가이드와 함께 해보았다.

2025-01-08     김양현 특파원

(뉴스코리아=도쿄) 김양현 특파원 = 2011년... 岩手県(이와테현)에는 큰 경사가 있었다. 바로 平泉(히라이즈미)에 있는 불국토 <정토>를 표현한 건축물과 정원 및 고고학적 유적군이 세계 문화유산에 12번째로 등록이 되었던 해였다.

일본의 동북지방에서는 세계자연유산으로 白神山地(사라카미산치)에 이은 두번째 경사였다.

어떤 한 곳, 한 장소가 아니라 히라이즈미 곳곳에 위치한 정원들과 건축물.. 그리고 유적군이 모두 세계 유산으로 등록이 되었다고 하니 히라이즈미의 세계유산을 다 둘러보려면 어느 정도 거리인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히라이즈미의 유네스코를 찾아 길을 나선다.
역에서 내려서 눈에 들어온 풍경은 잘 정돈된 정갈한 마을의 느낌이었다.

 

平泉(히라이즈미)역  앞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역을 등지고 오른쪽으로는 관광 안내소와 렌트 자전거 집이 가장 먼저 보였다. 자전거로 이동을 하면서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정원들을 다 둘러볼 수 있는 적당한 거리라고 한다.
그런데, 역사를 잘 몰라도 눈만 호강하면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관광 안내소로 들어갔다. 

 

平泉(히라이즈미) 역 앞의 자전거 렌트 가게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역시, 히라이즈미의 유적지는 딱 지정된 곳에 하나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500엔에 7개국의 음성 가이드를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이 좋았다. 원 코인에 위대한 세계유산을 설명해 줄 가이드 선생님과의 동행이라..

신기하게도 볼펜처럼 생긴 것으로 한국어를 터치하고 사진들을 터치하면 그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의미인지 선택한 언어로 설명을 해 준다. 

 

500엔에 렌트하는 음성 가이드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자~! 가이드님을 모시고 세계 유네스코 문화 유적지로 가 볼까?!

첫 번째 내가 갔던 곳은 毛越寺(모우츠우지)라고 하는 절이었다. 역에서 이 절까지 걸어온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는데 오는 중간에 광활하지만 잘 정돈된 공터에 예쁘게 잔디가 자라고 있었던 터라 주변을 둘러보며 힐링의 워킹 코스가 아닐 수 없었다.

 

毛越寺(모우츠우지) 입구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毛越寺(모우츠우지)에는 정토 세계를 표현한 일본을 대표하는 정원이 있다고 한다.

원래는 당탑이 40개, 승방이 500개나 되는 규모에 화려한 절 이었던 역사가 있다.

헤이안 시대의 귀족이자 동북지방을 연고로 한 오슈 후지와라의 본거지였었기에 대규모의 화려했던 시절을 지나 후지와라가 멸망을 하고 난 후, 거듭되는 재해로 인해 많은 건물이 소실되고 현재는 정토 정원과 헤이안 시대의 가람 유구가 거의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있다.

역에서 이 절로 걸어오는 쪽에 '아이온 태풍'으로 인해 물이 찼던 높이를 포시 해 둔 곳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수많은 재해를 이겨내고 보존되고 있는 이 절에서 승려 시라야마를 만났다.

 

이 절에 승려 시라야마씨가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불에 타서 없어진 건물 터에는 건물이 올려져 있던 흔적이 역력한 돌들이 남겨져 있고 잘 정돈된 잔디가 정갈하다.

그 아래는 유적들이 잠들어 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어도 그 유적들의 터를 보존하기 위해 잔디로 관리되고 있었고 지금 이 毛越寺(모우츠우지)의 가장 유명한 풍경은 이 정원이다.

정원의 작자는 불분명하지만 당시 이 정원이 꾸며질 당시에는 해안가에서 가지고 온 흔적이 역력한 바위들로 꾸며져 있었다.

헤이안 시대, 우리나라는 통일 신라시대쯤 되던 그때, 길도 유통망도.. 운송 수단도 여의치 않을 시절 어떻게 큰 바위들을 옮겨 이곳에 이런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을까..?

전날의 장대비에 더 깨끗하게 보이는 이 정원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毛越寺(모우츠우지)의 가장 유명한 풍경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연못 안에는 작은 섬이.. 그리고 불에 타서 손실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다리의 흔적이 남아있다. 남쪽의 문, 섬 금당과 다리가 연결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정원은 헤이안시대 귀족의 주택이었을  寢殿造(침전 구조)가 당우로 바뀐 정토식 정원이라고 한다. 

 

승려 시라야마상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현재 이 毛越寺(모우츠우지)의 정원은 물의 양을 조절하며 분위기를 바꿔 아름다움을 보존 중에 있다고 승려 시라야마씨는 말씀하셨다.

아름다운 이 절의 연못 주변에 수령이 족히 몇백 년은 되어 보이는 삼나무 길은 누가 봐도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가을이 되어 단풍이 들면 그야말로 귀족의 절경일 테다.

 

정원의 산책로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아름다운 연못을 뒤로하고 毛越寺(모우츠우지)에서 2~3km쯤 떨어진 곳에 히라이즈미의 세계 유산 중에 하나인 中尊寺(주손지)라는 절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헤이안 시대의 미술과 3천여 점의 국보, 그리고 중요 문화재가 있다.
850년 고승 지카쿠 대사 엔닌에 의해 창건된 절이다.
이후, 12세기 초에 후지와라 씨 1대손 기요하라 공이 대규모의 당탑을 건립했다고 한다.

그가 이 당탑을 건립한 것은 동북지방의 끊임없는 전란에 희생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영혼을 기리며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로운 이상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中尊寺(주손지)로 오르는 길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방송을 통해 접했던 이 히라이즈미의 세계유산의 규모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가파른 언덕 참도 길을 올라 본당 근처까지 왔다. 10분은 족히 언덕을 올라온 듯하다.

이 언덕 위로 주손지 절의 창건 당시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유명한 金色堂(콘지키도)는 1124년에 건립되었는데 안팎으로 금장을 입혀 전체가 금색인 아미도 당이다.

어쩌면 히라이즈미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이 금색이 아닐까?!

 

기념품을 파는 가게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中尊寺(주손지) 본당의 입구를 마주했다. 한국의 역사와 많이 닮아 건축물도 낯설지 않다.

관광객들은 이 절 앞에서 줄지어 기념사진들을 찍고 있었고 나도 줄을 서... 아무도 없는 이 中尊寺(주손지)를 담을 수 있었다.

아.. 그런데~!
줄을 서다 둘러보니 나처럼 가이드북과 터치를 하는 볼펜형 가이드님을 모시고 세계유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규모가 방대해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中尊寺(주손지)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본당 앞에서 향을 올리는 사람들 사이에 연기를 쐬어본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피어오르는 향을 내 몸의 어딘가 좋아지고 싶은 곳에 쐬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나는 치매가 가장 무서우니 머리에 쐬기로 했다. 

 

본당 풍경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본당을 지나 金色堂(콘지키도)까지는 더 올라가야 한다.

주변의 건축물들이 초록 들 사이사이에 어쩌면 그렇게 나무색을 그대로 보존하고 존재하는지....

쏟아지는 햇살이 잎사귀들 사이로 투명하게 스며드는 풍광이 무더운 기온을 무색하게 했다.

 

오르는 길에 있는 찻집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드디어 金色堂(콘지키도)에 도착했다.

저 안에 헤이안 시대 당시의 그 화려한 금박의 국보가 보존되어 있다.

박물관에서 티켓을 사고 역사를 둘러 보고 나오면 그 티켓으로 이 金色堂(콘지키도) 안으로 들어간 다. 들어가기 전부터 이 오르는 계단과 주변의 삼나무에 취해 한참을 서 있었다.

 

金色堂(콘지키도)를 오르는 계단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한여름의 햇살과 매미소리.. 그리고 땀을 그대로 식혀주는 잔잔한 바람 앞에 이 삼나무 길 위에 金色堂(콘지키도)는 수많은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듯했다.

내부의 사진 촬영은 금지가 되어있지만, 건물 전체가 금박으로 뒤덮여 빛나고 있다.

중앙에는 본전과 주변에는 보살들이 있는 독자적인 불상이며, 더불어 당시의 뛰어난 공예기술에 의해 극락이 표현되고 있었다.

이곳 역시 화재로 인해 많은 당과 탑들이 타버렸지만 이 金色堂(콘지키도) 만큼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金色堂(콘지키도)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金色堂(콘지키도)를 나와 끝나지 않은 주손지의 길을 따라 걷는다.

당시의 후지와라 1대손 기요하라 공이 전란으로 부친과 처자를 잃고 비극을 겪고 적과 아군의 구분 없이 모든 생명을 위로하는 결의를 생각하며 걷게 된다.

평화로운 지금을 감사하며... 

 

中尊寺(주손지)내부 산책로의 토리이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中尊寺(주손지)를 나오면 관광 안내소나 주차장에서 이 음성 가이드를 반납하는 곳이 많았다. 빌린 곳이 아니더라도 모두 공통으로 반납이 가능하며 시간이 늦어 안내소가 문을 닫아도 그 앞에 수거함에 넣을 수 있는 이 시스템이 참 편리했다. 

 

음성 가이드 반납 장소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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