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짜오 여행 작가의 "베트남 사파를 위한 습작" NO.7
- '사파는 멍 때림도 할일이 되는 곳이다.'
편집자주: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네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프랑스, 몽골 등을 자유롭게 여행했던 신짜오 여행작가의 여행기를 본지 베트남 특파원인 이웅연 기자와 작가와 협의로 연재를 시작 합니다.
(뉴스코리아=호치민) 이웅연 특파원 = 자주 머무르는 라오짜이 마을에서 3시간을 걸어가면 장타차이(Giang Ta Chai) 마을이 있다.
마을 근처에 비스듬한 암벽을 미끄럼 타듯 떨어지는 폭포가 있고 근처에는 강이 흐른다.
장타차이 마을에 머물기 위해 폭포가 보이는 민박집을 찾아 갔다.
민박집에는 스코틀랜드, 캐나다, 스페인에서 온 젊은이 몇 명과 호주 어르신 한 명이 머물고 있는데 인사를 하여 보니 다들 며칠 동안 죽치고 있다.
민박집 주인은 내게 민박집 끝 손님이라 한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마당 의자에 앉아 맥주 한 병을 들고 폭포를 바라보며 폭포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캐나다에서 온 젊은 여행객이 산책을 같이 가자하여 뒤를 따라 나섰다.
민박집 앞을 흐르는 강 위에 설치된 철제 다리를 건너 폭포 앞 비걱거리는 나무다리를 건넜다.
폭포수는 바위를 타고 급히 흘러 가파르게 좁은 물길을 따라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폭포를 떠난 폭포수는 강에 다다르는 순간 폭포수로 수명을 마치면 강으로 흘러 들어가 강물로 태어나 새로이 흐른다.
폭포를 지나 좁은 마을길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다 첫 번째 오른쪽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골목 끝에 산으로 올라가는 너덜길이 나온다.
너덜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 중턱에 커다란 선바위가 보인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숨겨진 바위 전망대이다.
선바위에는 여러 명이 모여 있었다.
나무로 부실하게 만들어진 짧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자 선바위 위는 평평해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탁 트인 사파 골짜기와 다랑논이 한눈에 들어오고 온통 초록이다.
선바위에는 가져온 맥주를 마시는 사람, 하염없이 초록 논을 바라보는 사람, 바위 끝에 서서 담력을 자랑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선바위에 올라온 사람들은 서로가 인사하는 눈빛만 보아도 다들 왜 이곳에 모여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물론 나도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초록 들판은 정말 멋지지만 결국 그들에게 다들 딱히 다른 할 일이 없기에 여기 모였다는 것을.
사파는 그런 곳이다.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아 천천히 사파를 눈에 담아 본다.
멀리 보이는 여러 산봉우리에는 삿갓구름과 허리구름이 걸려 있다.
얼굴에는 부드럽고 살랑살랑 부는 간들바람이 시원하게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다들 딱히 다른 할일이 없어 왔지만 마냥 앉아 초록으로 물든 사파를 바라보면 그것이 할 일이 된다.
한동안 앉아 있노라니 어느새 해가 설핏하다.
사파의 하루는 뭔가를 열심히 했던 하루 같기도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하루 같기도 하면서 하루가 지나가는 그런 곳이다.
사파는 다랑논을 이해하고, 자연을 느끼고, 사람을 만나고, 소수민족의 삶과 현실을 이해하고, 물질의 풍요를 떠나 사람을 존중하고 겸손하게 접근하는 곳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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