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소도시 동북 지방 '아키타현'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3시간 남짓, 쌀과 발효음식의 고장 아키타

2024-07-14     김양현 특파원

(뉴스코리아=도쿄) 김양현 특파원 = 도쿄에서 고속 철도 신칸센으로 환승 없이 떠날 수 있는 동북의 여러 지방 중에 한 곳인 쌀과 발효음식, 힐링 온천의 아키타현.

아키타 코마치 신칸센은 모리오카에서 아오모리행과 아키타행으로 분리되어 환승 없이 달리는 고속 열차다. 요즘은 코로나19 대책으로는 6~8분 간격으로 바깥공기로 바뀌는 환기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열차 내부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안내방송이 자주 나온다.

​아키타현은 쌀과 발효문화의 중심지로, 큰 자연재해가 없었던 만큼 오랜 전통을 지키고 있는 지역 중에 하나로 꼽는다. 본 현은 세로로 형성된 지역으로 현북, 중앙, 현남으로 나뉘어 각 해안지역과 내륙 지역으로 다시 구분하여 총 6개 지구로 나뉜다. 

 중부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마을은 400여 년 전 무사들이 살았던 마을 角館武家屋敷(가쿠노다테 무사 저택)이다. 이곳에서 일본 문화를 체험, 자연 경관과 함께 발효음식과 쌀을 이용한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八杯豆腐(하치헤 부두) 수프: 너무 맛있어서 8그릇이나 먹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두부 수프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角館武家屋敷(가쿠노다테 무사 저택) 주변에는 아키타현의 전통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신기하게도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지만 먹기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八杯豆腐(하치헤 부두) 수프는 아키타의 발효식품 '미소'로 맛을 낸다.

하지만 쌀의 고장 아키타현의 가장 대표적인 명물은 아직도 키리탄포!

아키타 쌀로 밥을 지어 반 정도 으깨어 나무 막대에 원통 형으로 붙여 구운 향토 음식으로, 겨울에는 전골 요리에 단골 식재료이다. 아키타현 본고장에서는 직접 구워 먹는 키리탄포를 경험 할 수 있다.

 

개인 화로에 굽는 きりたんぽ(키리탄포)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쌀 특유의 쫀득함과 사방으로 구울 수 있도록 꾹 눌러주면 석쇠 위에 바로 누워 사방이 고소하게 구워지기도 한다. 더 감칠 맛을 내는 것은 역시 잘 발효된 미소를 발라 굽는 것이다.

전골에 넣어 국물이 베어진 키리탄포와는 차원이 다른 쌀 본연의 쫀득한 식감과 함께 쌀의 단맛이 더욱 더 풍미를 준다. 

아키타현 내에서는 이 키리탄포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공간도 많아 직접 만들고 직접 구워먹는 체험 코스가 인기다.

 

아키타현 발효 미소를 바른 키리탄포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대도시 도쿄 긴자에 매일 식사시간이 되면 길게 행렬을 이루는 우동집이 있다. 그 우동이 만들어지는 고장도 바로 아키타현이다.

아키타현의 稲庭うどん(이나니와 우동)은 반죽을 발효, 숙성시켜 수 미터로 늘려 가늘게 만들어 건조 시킨 고급 우동으로 알려져, 아키타현의 주민들은 명절이나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보낼때나 특별한 날에 이나니와 우동을 먹는다. 전국으로 팔려나가는 이 우동을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면의 끝자락을 저렴하게 구입하여 샐러드나 평소에 즐기는 우동 한그릇이 되기도 한다.

 

봄을 맞아 벚꽃을 넣고 연한 핑크색으로 특별 주문했다는 사쿠라 이나니와 우동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우동의 맛을 살려주는 간장 역시 발효식품 중의 하나이다. 아키타현에서 1876년부터 지금까지 3대가 지켜온 그들만의 효모와 발효 기술을 현대와 잘 어우러 지도록 노력하는 야마모 카페를 찾아갔다.

 

3대째 전통을 이어가는 간장집 '야마모'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일반 가정집으로 보이지만 내부는 겨울에 상당한 적설양을 기록하는 아키타현 특유의 우치구라(内蔵:집 안에 만들어진 또하나의 깊숙한 내부의 창고와 같은 곳)가 있고, 그 안에서 적당한 온도와 바람을 조절하여 간장을 발효시키는 곳이다.

문을 열면 여느 평범한 카페처럼 편안하게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가 현대와 전통의 조화를 이룬다.  선대가 만들어 놓은 일본식 정원도 그대로 보존을 하고 있다.

 

입구 냉장고에 우치쿠라에서 발효하여 만든 간장을 판매하고있다.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우치구라 내부를 지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 사람의 키보다 더 큰 타루가 보인다. 작은 창문이 사방에 있어 바람의 양과 온도를 조절하는데, 입구를 보면 짐작 할 수 있었겠지만 이 타루는 문을 통해 운반 된 것이 아니고 재료를 안으로 들고와서 이 우치쿠라 안에서 만들어진 타루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간장을 발효시키는 타루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야마모 대표는 '조미료는 그 집의 맛을 정하는데 있어 중심에 있습니다. 매년 간장을 만들지만 해마다 간장 맛이 달라진다면, 그 집의 맛도 달라지게 되죠. 그래서 야마모는 흐트러짐 없이 매년 같은 맛의 간장을 만드는 것에 집중 합니다.' 라고 말한다. 발효의 고장 아키타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 이었다.

 

야마모 간장공장 투어(유료)를 신청하면 다양한 간장의 맛을 볼 수 있다. @뉴스코리아 김양현 특파원

 

우치구라 내부는 간장을 만드는 공정 뿐 아니라, 살아있는 효모가 그려낸 작품들도 2층의 우치구라를 이용하여 갤러리에 전시 되어있다.

일본의 동북지방 아키타현은 쌀로 유명할 뿐 아니라, 식재료의 맛을 좌우하는 미소와 간장 등의 발효 조미료의 전통도 상당히 깊은 곳이다. 아키타 관광청은 '대표적인 명물 키리탄포와 함께 발효음식의 고장'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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