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그뇨 아퀴노 3세 전 대통령 지병으로 향년 61세로 별세

2021-06-24     이학철 특파원
베니그노 아키노 3세 전 대통령이 2021년 6월 24일 오전 6시 30분, 지병으로 서거

(마닐라=뉴스코리아) 이학철 특파원 = 금일 베니그뇨 아키노 3세 전 대통령이 향년 61세의 나이로 지병인 당뇨와 신장 합병증으로 오전 6시 30분에 서거 하였다고 아키노 전 대통령 가족과 대통령궁에서 발표 하였다.

갑자기 터진 비보에 필리핀 전역에서 애도와 추모의 행렬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람을 통해 퍼지고 있으며 아키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장례를 위해 따궉시의 헤리티지 공원으로 옮겨졌다.

아키노 전 대통령의 친 동생인 아베라다 아퀴노는 팬더믹 이전에도 지병인 당뇨와 신장 합병증으로 인하여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고 본인의 사생활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성격으로 인하여 외부에 알리지는  않았었다고 설명하였다. 금일 신부전 증세가 악화 되어 급하게 병원을 찾았지만 아키노 전 대통령은 이를 이겨 내지 못 하고 오전 6시 30분에 서거 하였으며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국민들의 관심과 추모 물결에 감사하다고 말하였다. 또한 코로나로 인하여 직접 방문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베니그뇨 아키노 3세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제15대 대통령직을 수행한 필리핀의 정치 명망가의 아들이었다. 그의 모친은 필리핀 제11대 대통령을 지낸 최초의 여성 대통령 코라손 아키노이며 부친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탄압으로 1980년에 미국으로 망명하였다가 1983년 조국 필리핀으로 돌아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지금의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서 괴한에 의해 암살 당한 베니그뇨 아키노 2세이다.

1960년 2월 8일 생으로 부유한 정치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유복하게 자랐으며 1981년 아테네오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망명해 있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갔다가 1983년 8월 21일 부모와 같이 필리핀으로 귀국하는 자리에서 아버지가 공항에서 암살 당하는 모습을 본 후 어머니를 도와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되었다.

1986년 코라손 아키노가 필리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후 1987년에 일어난 코라손 아키노 축출 쿠데타 때 쿠데타 세력에게 총알 5발을 맞는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후 정계를 떠나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 하던 중 1998년 딸락 주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 되어 최초로 본인의 정치를 시작하였다. 이 후 2007년에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고 2009년 8월 코라손 아키노 모친의 사망 후 이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거워 지면서 갑자기 대통령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기 시작하다가 결국 Liberal 당의 대통령 후보로 추대되어 2010년 5월 11일 대선에서 필리핀의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 되어 필리핀 최초의 ‘母子 대통령’이 탄생 하였다.

6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필리핀의 경제 개혁을 주창하며 빈곤 퇴치와 부패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복지 분야에 많은 성과를 이루기도 하였다. 또한 재임기간 후반부에는 연 평균 6.2% 라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2013년 헤이그 국제 재판소에 중국의 남중국해 불법 9점선 점유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였고 2016년 현재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임기 중 승소하였다. 대표적인 반중정책을 펼쳤으며 재임 기간 중 중국인의 필리핀 입국시 중국 여권에 남중국해가 중국의 영토로 표기 되어 있다는 이유로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어 주지 않았던 사건으로 유명하다. 또한 무슬림 반군 지도자들과 평화 협정을 맺었으며 특히, 민다나오 방사모로의 반란을 종식 시키기 위해 이들과 포괄적 협상을 통한 평화 유지를 위해 통 큰 양보로 이들의 생존을 위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차별을 금지 하였다.

하지만 임기 중 마닐라에서 일어난 홍콩 관광객 인질 사건으로 8명의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은 필리핀 경찰의 무능한 대테러 진압 작전이 도마에 오르며 전세계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태풍 욜란다로 6,000명의 사망자가 발생 하는 악재를 겪기도 하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을 사랑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가슴 한 곳이 너무 아프다. 대통령으로서 겪었던 그의 고충이 무엇인지 나도 잘 알게 되었다.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 피노이(아키노 전대통령의 별칭)를 위해 기도해 달라.” 라는 담화문을 발표하였고 상원 하원 가릴 것 없이 정파를 떠나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