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과 '이대녀', 정치권은 왜 이들에게 집착하는가
윤석열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후 정치권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성별 논란 대학가에서도 '이대남', '이대녀' 논쟁으로 이어지며 꺼지지 않는 갈등의 불씨
(서울=뉴스코리아) 최성민 기자 = 당신은 '이대남', '이대녀'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이번 대선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어일 것이다.
정치권은 연일 이 주제로 논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단어가 어떻게 등장하게 됐는지, 그리고 왜 양당이 이렇게 성별 문제에 집착하는지 그 내막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내막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저 단어들의 뜻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대남', '이대녀'는 각각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의미한다.
정치계에서 20대들에게 신경을 쓰게된 계기는 2018년 말,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차에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 성별별 자료가 발표됐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재인 정부는 탄핵 정국 이후에 당선된 대통령으로 성별과 연령대를 막론하고 대부분 높은 지지율을 보여왔는데, 이 조사 결과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20대에 있어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민주당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여주었지만, 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20대 남성들은 문재인 후보를 37%만 지지하고 여권 후보들에게는 52%에 육박하는 지지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민주당 정권에 56%의 지지율을 보내고 있었던 20대 여성들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에 진행된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은 무려 70%에 육박하며 정치권은 후보 당선의 판도를 가를 수 있는 '이대남'에 대한 표심에 관심을 지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표를 얻어야 정권을 이어갈 수 있는 민주당은 오히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20대 대학생들이 박근혜 정권 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등의 발언으로 실책을 저질렀고, '이대남'들의 보수화는 대선을 앞두고 더 심해졌다.
'이대남'이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면, '이대녀'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시기는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이후에 치른 재보궐선거부터이다. 본래 민주당 정권에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던 20대 여성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적지 않은 수가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된다.
민주당은 등을 돌린 '이대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많은 여성정책을 추진하면서 조금씩 표를 가져오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인해 많은 20대 여성들이 분노하여 다시 민주당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이대남'과 '이대녀'는 이번 대선 지지율에 있어서도 명확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남성들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대표 선출과 함께 많은 수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야당 후보를 지지했고, 반면 여성들은 여성정책을 내세우는 더불어민주당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
물론 민주주의에서 표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결국은 상대보다 더 높은 표를 받아야만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하나 명심해야할 사실이 있다. '이대남'과 '이대녀'들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새싹들이다.
정치권이 집중해야할 것은 이들의 표를 결집하여 정권을 심판하고 본인들의 후보를 높은 자리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이들의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하는 정치이다. 하루 빨리 20대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봉합되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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