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백두산’ 유현상, 박재범·다이나믹 듀오 등과 힙합 콜라보 앨범 발매 예고
- K-pop의 장점은 ‘자연스러움’ - 음악장르의 편견을 갖는 사람은 인종차별보다 더 위험해
(뉴스코리아=일산) 정지수 기자 = 대한민국 록(ROCK)의 전설, ‘백두산’, 그리고 백두산의 리더이자 보컬 유현상. 백두산은 1986년에 데뷔한 밴드로 한국의 1세대 헤비메탈 그룹이다.
특히 2집 <King Of Rock’N Roll>은 대부분의 가사가 모두 영어로 되어 있는 영어 앨범으로, 세계를 무대 삼아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대한민국 K-pop이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현재, 세계로 앞서나갔던 유현상에게 백두산이 걸어온 길과 후배 가수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나는 일산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기자: 전설의 밴드 백두산 활동을 할 당시, 시대에 앞서가는 음악과 무대를 하면서 매니아 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당시 영어앨범도 발매하면서 큰 인기를 얻으셨는데, 앞서 나가는 트렌드를 이끌려면 용기도 필요하셨을테고, 마음가짐이 아무래도 남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현상: 제가 음악을 시작 한 지 50년이 넘었어요. 저 어렸을 때 우리가 음악할 때는 이런 음악 관련 자료들이 별로 없었어요. LP나 CD도 구하기 힘들었는데, 근데 제가 고향이 포천이라 ‘미8군’이라고 하는 미군이 주둔하던 미군 부대가 있어서,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구입하면 우리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앉아서 그 비디오를 보면서 ‘어떻게 외국 가수들은 이렇게 음악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때는 우리가 너무 모든 게 뭐랄까, 좀 부족했을 때였으니까 어떻게 저런 친구들(외국 가수)하고 대등하게 음악을 할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다행히 제가 동두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보다는 미국 음악을 빨리 구입해서 경험할 수가 있어서 저한테는 행운이었고 , 미군부대에서 우리가 연주를 하고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음악을 이끌었던 패티김, 윤복희, 조용필.. 이런 분들이 전부 미8군의 영향을 받은 거라 볼 수 있죠.
기자: 그때 당시에 많이 들으셨던 음악이 뭐가 있으실까요.
유현상: 지금 음악에서 사용하는 음들은 거의 그때 다 나왔다고 볼 수가 있어요. 특히 ‘지미 핸드릭스’를 아주 좋아했는데,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그들과 대등하게 되려고 누구보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들의 문화나 정서를 빨리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시 이태원도 자주 갔는데, 그시절 이태원에는 음악인을 위한, 음악을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거기서 연주를 했어요. 그런 기회들을 통해서 우리가 꿈을 가질 수 있었고, 외국 노래들을 따라 연주하는 ‘카피 음악’을 하며 발전할 수 있었던거죠.
기자: 그러다 이제 영어 앨범까지 내시게 된거군요.
유현상: 어느날 갑자기 ‘내가 누군가의 음악을 커버만 하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내가 이러면 안되겠다, 우리 것을 만들어야 되겠다 해서 백두산을 만들게 됩니다.
물론 이제 백두산 1집은 우리나라 밴드의 정서도 담겨져 있지만 더 큰 꿈을 꿔야겠다는 의지로 이제 2집 부터는 다 영어로 앨범을 만들어서 외국 친구들한테도 큰 점수를 받았어요.
일본에 BURRN이라는 헤비메탈 잡지가 있었는데, 당시 ‘한국의 백두산이라는 밴드가 모든 팬들한테 경고를 한다’는 식으로 기사가 크게 난 적이 있었어요. 그 정도로 일본에서도 백두산을 굉장히 좋아했고, 앨범도 많이 나갔죠.
기자: 이 모든 것이 쉽지않은 길을 개척하시면서 얻어낸 결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개척한다는게 사실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 당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뭐였습니까?
유현상: 그당시에는 앨범에 영어를 못 썼어요.우리나라에서 70년대 후반, 80년대 초에는 영어 앨범이 불가능했었습니다.
영어가 사용된 앨범이 전면 금지가 되는 그런 아픔이 있었죠. 우리 팀이 두 번째 앨범을 굉장한 노력과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영어앨범이 전면 금지가 돼가지고 우리가 활동을 못 해서 팀이 와해가 되는 그런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때 너무 힘들었어요. 진짜 뭐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특히 백두산이란 밴드는 무대에서 하는 퍼포먼스와 음악 자체가 정말 과격해서 그런 제약을 받았었죠.
기자: 그렇게 팀이 와해되고 이후에 재개하시기가 정말 힘든 상황이셨는데 또 잘 해내셨지 않습니까?
유현상: 우리 같은 음악을 하면 사실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제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제가 못다한 꿈을 이루겠다고 해서 이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었지요. 거기서 이지연 같은 큰 가수들도 만들고, 곡도 많이 썼는데 그때 우리 회사 소속 가수들이 김종서, 조항조, 이지연 등이 있었고, 그때 대표적인 곡이 <바람아 멈추어다오> <난 사랑을 아직 몰라> 등이 있습니다.
기자: 음악 생활을 길게 하시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셨습니까?
유현상: 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아이들도 다 컸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도 평생 하고 있잖습니까. 제가 이번에도 미국에 다녀왔는데, 라스베가스에 있는 작은 아들도 만나고 가족들이 모여서 밥 같이 먹는 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대단한 행복이라는걸 느끼고 있어요. 만약 우리 아이들한테 이 세상에서 누굴 가장 존경하냐고 물어본다면 우리 아빠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을 정도로 가족과의 시간이 요즘 참 소중합니다.
기자: 헤비메탈로 이렇게 시작을 하셔서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같은 곡을 쓰시고 또 최근에는 트로트 쪽으로도 음반을 내셨는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으십니다.
유현상: 저는 음악 장르의 편견을 갖는 사람은 인종차별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최고 배우들한테 아무 역할을 한번 맡겨보세요. 배우 송강호씨는 멜로, 액션 등 어떤 장르든지 다 잘하잖아요. 그럼 음악하는 사람들도 발라드, 랩 등 뭐든 못할게 없어요. 물론 음악도 본인이 특출하게 잘하는 분야가 있겠지만, 박자와 리듬 안에서 할 수 있으면 다 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나중에는 교회음악이 제가 해야하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지금은 많은 분들이 백두산 음악을 원하고 보고싶어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면 대한민국 록을 이끄는 선배로서, 대한민국의 밴드 음악계를 이끌어 나갈 미래 세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현상: 록에서 ‘소리’라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외국 전설 가수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뭐랄까, 소통할 수 있는 멜로디가 있어요. 멜로디가 중간에 갑자기 끊기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듣는 사람과 소통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더 소통하는 음악을 하려면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기회를 사실은 국가에서 좀 만들어줘야 해요. 지금 BTS도 그렇고, 젊은 친구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전세계 사람들이 같이 즐기면서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인데, 그런 음악을 하려면 외국하고도 교류를 많이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해야해요. 소리가 좋은 밴드들, 기술이 탁월한 음악들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뛰어난 친구들을 밀어주고 외국 유학 기회도 주면서 지원해주면 BTS같은 대한민국 친구들이 훨씬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요즘은 K-pop 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K-pop시장 규모가 굉장히 큰데, 거슬러 올라가면 음악의 세계화를 먼저 시도한 밴드가 백두산이잖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K-pop이 더 견고하게 뻗어 나가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혹은 지금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들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현상: BTS 노랫말을 보면 긍정적이고 지향적인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분들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표정이나 행동, 춤, 무대 동선, 그리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 자연스러움 때문에 전세계인들이 장벽없이 BTS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거죠. 사실 제가 라스베가스에 잠깐 갔을 때 BTS무대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그 스타디움에서 진짜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BTS 같은 경우는 또 고마운 게, 외국에 우리 대한민국이 이렇게 대단한 위상까지 올라갔다는 실감이 나서 BTS와 BTS를 기획하고 이끌어주시는 분들이 아주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블랙핑크도 마찬가지고, 미국에서 후배 박재범 씨도 사람들이 참 좋아해요. 앞으로 그런 친구들이 좀 많이 나오고 더 노력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올려줬으면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후배들이 대한민국 음악의 세계화를 위해서 열심히 달려나갈텐데, 유현상 선생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현상: 이제 백두산 앨범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우리 젊은 친구들하고 이제 콜라보를 할 예정인데, 힙합하는 친구들과 재밌게 앨범을 만들고 있습니다.
백두산의 음악과 박재범, 다이나믹 듀오 등 후배들과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세대를 넘나드니까 아주 재밌고 의미있는 앨범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후배들한테 ‘저 선배님은 저렇게 용기를 가지고 꿈을 여전히 쫓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모범적이고 교감이 되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뿐만 아니라 제 기타 솔로곡도 있습니다. 외국에 있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지독한 그리움’을 담은 기타 솔로곡도 들어 있으니까 아주 재밌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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