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필리핀에서 만난 싱글맘 졸리비 매니저의 이중생활

(마닐라 = 뉴스코리아) 김희수 특파원 = 27일 환율 기준, 달러당 페소는 54.16페소(PHP)로 한국의 달러당 1,300원 수준이다. 

한국보다 저렴한 물가로 알고 있는 필리핀의 체감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보다 높은편이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SM몰과 로빈손몰의 평균 생필품 구입 가격대는 1,000페소(한화 약 24,000원)가 넘는다.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필리핀의 상류층 가정을 제외하고는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결코 평범한 살림을 꾸리기는 쉽지 않다.

기자는 마닐라 인근에서 만난 20대 청년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필리핀의 속사정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필리핀 여성들은 낮에는 건전한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면서 동시에 밤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의 대도시 마닐라가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이유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업무를 끝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성들은 밤에도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변신을 시작해야 한다. 

Jolibee(졸리비)에서 일하는 이사이(26세 싱글맘)는 쉴 수 있는 날이 없다. 부모님과 여동생 3명, 남동생 2명, 그리고 자신의 5살 아이까지 부양해야 하기때문이다. 그녀는 월급만으로는 생활을 할수가 없기에 별도의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매일 밤마다 남자들을 기다리는 일을 멈출 수 없다.

졸리비에서 하루 일해서 버는 돈은 대략 한화로 만원 안팍이다. 그러나 밤에 버는 수입은 최대 십만원 가까이 벌 수 있다고 한다.

이사이는 "밤에 일을 멈추면 내 아이를 키울 수가 없다. 이 일은 나의 생계 수단이다." 라고 말하며 자신과 아이를 버려두고 떠나 버린 남편을 미워하는 원망의 마음도 없이 무덤덤하게 말하며 미소지었다. 

밤에 일을 하는 여자에 대한 인식이 지배적인 필리핀에서 ’여자‘라는 존재가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필리핀에서 만난 20대 여성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있었다. 왜 싱글맘이 많은지에 대해 묻자 그녀들은 무책임한 남편과 현실에서 체감하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양육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이들의 몫이 됐고 인건비가 한국의 1/10도 되지 않는 일당 때문에 부족한 돈을 벌기 위해 그녀들은 밤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리핀은 혼외 자녀들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엄마의 성을 따라가고, 남자들은 대부분 외도가 심한데다 性에 대해 개방적이기에 아이 엄마와의 사촌들과의 결혼(사실혼)도 매우 흔한 편이다.

유카(24세 싱글맘)는 4살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다. 제한된 방법으로 돈을 벌 수밖에 없으며 그녀가 밤에 일한 돈으로 사오는 쌀을 학수고대하는 가족들과 아이를 생각하며 그녀는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했다.

더욱 안타까운것은 지방도시에서 밤에 일을 하기위해 마닐라에 오더라도 그녀를 선택해주는 남자들이 없을때는 집까지 돌아갈 교통비 조차도 없어서 하염없이 불편하고 힘든데도 남자들을 기다리거나, 몇시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서글픈 현실이다..

낮에는 평범한 직장 여성이지만, 밤이 되면 화류계 여성으로 변신하는것이 다반사인 필리핀 여성들의 이중 생활은 고되다는 마음보다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책임감이 더 큰 그녀들의 삶 속에서 보이지 않는 필리핀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