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축제인데 통역 없고, 지원 부스 텅 비어있고...천안시, K-컬처 박람회, 제2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 재현하나

-외국인들 위한 시간 별도로 마련되어 있음에도 관련 지원 대책 및 인프라 준비 미흡 -박경미 천안시 여성가족과장은 "추후 보완해 나가겠다"

2023-08-13     최신 기자
천안 외국인 축제가 시작했음에도 외국인들이 축제를 즐기는데 지원하는 필수 인프라 및 지원 부스들이 텅 비어 있는 현장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뉴스코리아=천안) 최신 기자 = 11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K팝 콘서트를 끝으로 잼버리 대원들은 귀국길에 올랐지만 새만금에서의 준비 미흡과 행정적 지원의 부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독자적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행사를 빈틈없이 지원하는 것이 주요 의제로 부상한 가운데, 천안에서 실시되는 K-컬처 박람회의 운영이 또다시 외국인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K-컬처 박람회의 현장을 둘러본 결과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악몽을 상기시키는 몇 가지 운영 실태들이 관측되었다.

 

무엇보다 주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을 대비하여 필수적인 지원 대책과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 현장에서 식별된 가장 치명적인 문제였다.

또한 글로벌 축제를 표방하며 화려하게 개박했음에도 정작 외국인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정확한 시간도 관계자 간 혼선이 빚어짐에 따라 천안시의 안일한 현장 대응에 물음표가 던져졌다는 평가다.

 

오후 1시 천안 외국인 축제가 시작된 K-프린지 페스타 무대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오후 1시 천안 외국인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1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하는 천안 K-컬처 박람회 기간 중 13일 일요일은 별도 무대에서 외국인 축제가 예정되어 있었다. 천안시 박람회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정규 일정표에 따르면, 천안 외국인 축제는 K-프린지 페스타에서 오후 3시부터 2시간 가량 행사가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후 1시부터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미 독립기념관 '겨례의 문' 뒤쪽에 마련되어 있는 프린지무대에 모여 국가별 패션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이에 천안시 여성가족과에서는 오후 1시 반부터 기념식 등 본격적인 외국인 행사가 시작된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관람을 지원하고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는 부스는 오후 1시에 행사가 시작하고 나서도 텅 비어있었다. 행사 관계자들 간 외국인 축제 시작 시간에 혼선이 발생함에 따라 나타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도 자리에 위치해있지 않은 종합안내소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종합안내소는 오후 1시에 외국인 축제가 이미 시작했음에도 아무도 자리에 없었다. 외국인들에게 금일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안내해줄 수 있는 종합안내소는 15시부터 개방한다고 알려왔다.

 

외국인 축제가 시작했음에도 텅비어 있는 통역 부스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안내 책자만 통역 부스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오후 1시 K-프린지 페스타에서 국가별 패션쇼가 시작되었음에도 외국인들을 지원하는 통역 부스는 한글과 영문 안내책자 몇부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그마저 중국어, 일본어 통역인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비상시를 대비해 상주하는 보건소 인력도 보이지 않아 환자 발생 시 대처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코드가 빠져있는 대형선풍기 @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새만금 잼버리 사태 당시 온열 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온열 방지 대책이 필수적으로 떠오른 가운데, 박람회 현장에서는 천안시가 온열 방지 대책으로 내놓은 시설들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시는 박람회 개최 이전에 무더위에 따른 대책으로 동선 중간마다 무더위 쉼터 10개소, 쿨링포그 시스템 5개, 대형선풍기 20개, 냉방버스 2대, 냉방휴게실 7개소 등을 설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박람회장 입구에서부터 외국인 축제가 시행되는 겨례의 문까지 도보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동선 중간에 놓여진 대형선풍기의 전원 플러그는 빠진 상태로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무더위는 아니지만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날임에도 전원 조차 연결되어 있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폐막까지 이틀을 남긴 상황에서 K-컬처 박람회가 2026년 명실상부한 세계박람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한 대처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경미 천안시 여성가족과장은 "K-컬처 박람회 내에 외국인 축제가 병행되어 이번 축제가 다소 독창적이지 못한 특수한 여건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축제가 벌어지는 행사장이 주 행사장 뒤쪽에 설치되어 정작 외국인 관람객들이 방문하는데 쉽지 않은 점을 인지했으며 추후 더욱 세심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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