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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탕주의 경계, 수단과 방법은 반드시 가려야 한다. - 시회적 현실과 시대적 정신 회복이 중요, 기성세대의 역할 선행되야 - 미래 세대에게 주는 희망은 땀의 가치가 인정 받게 만들어 주는 것

[슬기로운 노후생활] 수(手)와 법(法)

2024. 01. 25 by 신종국 논설위원

(서울 = 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 “수단과 방법은 반드시 가려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해가 될 수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공자의 일침이다.

사람에 따라 추구하는 삶의 목적과 철학적 의미는 개개별 상이하지만, 중요성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이다. 그래서 그것을 추구해 가는 과정으로서 형식상, 시간적 및 공간적 표목은 필요충분조건으로서 절대값을 갖는다.

그러나 표목을 성취해 가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수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땀의 가치가 항상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사회적 현실의 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나폴레옹의 신념마저 껶어버리는 불량한 시대정신은 설상가상이다. 그래서 한탕주의는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현실, 시대정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자기 합리화 심리와 손 쉽게 연합한다. 

 

한탕주의와 로또(삽화 : 에리온 차) @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한탕주의와 로또(삽화 : 에리온 차) @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며칠 전 필자는 TV 속 20대 후반의 출연자가 던진 말 한마디에 공감을 하면서도 씁쓸한 경험을 했다. “희망이 뭐냐”는 MC의 질문에 “로또 당첨되는 것이다" 라는 답변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출연자는 로또 명당에 가서 줄을 서고, 잡코인 가격의 등락 차트를 보느라 쉴 틈이 없다는 말은 그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움 그 자체다.

땀의 가치를 저버리고 한탕주의를 선택한 모습은 일말의 아쉬움도 느낄 수 없었다. 이러한 우리시대의 안타까운 자화상은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외치는 가나안 농군학교 설립자 김용기의 시대정신과는 확실한 역행이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도 가난으로 인해 한탕주의적 삶의 태도를 가졌다는 보편적 사실은 로또 당첨이라는 실낱같은 가능성에 의지하는 이들의 행동에 대해 인간적인 몸부림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연한 한탕주의 덕분에 우리의 시대정신은 그나마 외로움이 덜 한게 아닐까.

또한 경제학자들은 한탕주의 원인이 신고전학파 보다는 케인즈 학파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PF여신 문제를 비롯한 정치적 재정정책의 양산은 경제위기를 자초하였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기 마다 반복되는 돈풀기에 대한 국민들의 눈초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정치적 포퓰리즘 폭주에 방점이 찍히는 이유다. 그 결과 정치의 비호를 받은 기업의 모럴해저드는 경제위기의 뇌관이 되어 중산층 몰락과 부의이동,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말았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듯이, 이미 바로잡기 힘든 사회적 악순환은 수도권 52%라는 인구 집중을 초래했고, 15년 월급을 모으며 겨우  숨만 쉬고 살아야 서울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이와같은 사회적 폐해를 고스란히 떠 안을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속은 시꺼멓다. 게다가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짐은 더 가혹하다. 그중에 최고인 고령화 속도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

2048년에는 고령인구비율이 37.4%가 되어 25년후에는 1등이 예상된다고 한다. 게다가 노인 빈곤율은 OECD의 2020년 기준 40.4%로  OECD평균(14.2%) 약 3배 수준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미래 세대들의 지배적인 시각은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느낀다는 점이 염다. 한탕주의와 타협하는 무기력한 모습에서 자포자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 국가시스템으로 금수저와 흙수저의 사회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도 없고, 여전히 사회 인프라는 부자에게 호의적이며, 부의 세습을 여전히 동조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야곱이 데자뷰되는 현실은 미래 세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도 넘치기 때문이다. 

삶의 희망이 없는 나라, 삶의 목적과 의미를 달성하기 위해 따뜻한 봄을 찾아 떠나는 유목민처럼 인재들이 짐을 싸는 나라, 그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애국심에 호소하고 의지하던 시대는 지났다. 우스겟 소리로 회자되는 이야기 중에 “이세상에 없는 세가지, 정답, 비밀 그리고 공짜”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미래가 더해질까 현자들의 걱정은 태산이다.

지금부터라도 최소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고 제안한다. 기성세대는 나이 듦의 통찰력이 지혜와 반드시 비례한다는 꼰대적 자기고집을 내려놓고, 꼬여있는 사회적 문제와 오염된 시대정신을 바로잡는 정상적인 태도를 지향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소명으로서 국가의 사명이 되어 젊은세대에게 더는 땀의 가치가 권태로운 과정이라고 여기게 해서는 안된다. 또한 정치가는 포퓰리즘 유혹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게 해서도 안된다. 이러한 올바른 수(手)와 법(法)의 가치만이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는 말이 있다. 훗날, 미래 세대에게서 밥이라도 얻어 먹으려면, 적어도 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가는 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미래 수익을 가져다 낭비하며, 미래에 리스크만 전가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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