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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목표수치에 기여한 것이 없다면, 잔인하고 안타깝더라도 "그건 별 의미가 없다" - 타투 예술을 통한 공헌과 기여에 목표하고 도전하고 달성하기를..

[사설] 열정적인 타투이스트(tattooist)들이 창조하는 예술 혁명 (2/2)

2023. 07. 31 by 허승규 기자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병맛캐리 전시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병맛캐리 전시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서울=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 (편집자주: 현재 서울 이태원에서 활동중인 타투이스트 송승욱 작가와 4회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요약·정리하여 2회에 걸쳐서 기고합니다. 단, 본 사설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하며 필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립니다.) 

 

 

문화나 예술, 마케팅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내가 꼭 물어보는 것이 "그래서 돈 되냐?"라는 질문이다. 

문화나 예술은 우리 삶 속에서 순간순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도 삶이 더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즈니스 마인드가 확실해야 하는데, 자기만족이나 인문학적 이야기만 확실해서 망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 예술쟁이는 늘 배가 고프다는 편견이나 작품발표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현실 앞에 선 그들은 결국 건설현장 일용직이나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목표수치에 기여한 것이 없다면, 잔인하고 안타깝더라도 "그건 별 의미가 없다". 

직함과 지위에 속한 많은 창작자/작가/마케터(이하 크리에이터)들은 자기 능력보다 낮은 수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결과보다는 노력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목표수치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조직(1인 조직 포함)을 지속 성장하게 만들 소비자, 팬, 시장에 대한 궁극적인 이유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사실은 다양성이 없는 조직이나 지역(로컬)일수록 쉽게 몰락하는 이유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의 순간은 오기 마련이다. 최근 걸그룹 큐피트 사태에서 봤듯이 모든 사람과 조직이 "모두 다, 빨리 성공하는 게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타투이스트 송승욱 작가를 만나며 해주고 싶은 몇 가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작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영감과 건강, 좋아하는 일을 위해 댄서로도 활동하고 있는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영감과 건강, 좋아하는 일을 위해 댄서로도 활동하고 있는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잘한다고 칭찬받았던 게 춤추는 거랑 그림 그리는 것밖에 없었어요. 중학생 때부터 댄서를 하게 되었고, 군대에서도 장기자랑으로 시키면 나가서 춤추고 1등도 하면서 군대 전역할 때까지 댄서의 정체성으로 살았어요. 그렇게 군대 전역할 때가 다가오자 이제 나가서 뭐 해 먹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제가 군대 들어오기 전에 춤 연습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했었고, 타고 나게 몸이 좀 약해서 어쨌든 댄서라는 직업은 몸을 다치면 오래동안 쉬어야 되쟎아요. 운동선수 마냥.. 

'댄서는 오래 할 직업이 안될 거 같다. 그래도 내가 잘하는 일과 조금 멋을 쫓는 사람이 되자'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단순한 생각속에서 전역을 하게 되었어요. 

어렸을때부터 봐왔던 멋진 댄서 형들과 멋진 비보이 형들이 다들 비싼데도 타투가 하나 이상씩 있었고, 그게 저한테는 약간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타투를 한번 받고 나서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전문가에게 타투를 배우려고 문하생으로 들어갔는데, 주 5일 근무에 한 달에 교통비 5만원을 받으며 1년을 다녔어요. 그 돈으로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하고 교통비로 사용해야 하니, 그때는 정말정말 암울했죠. 이렇게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밥 사먹을 용돈이라도 벌어야겠다고 '뭐하지?' 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유성매직으로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 그림을 그려주고 수입이 생기자 캐릭터나 캐리커쳐를 그려주기 시작했어요. 유성매직으로 그림을 그려줬는데 특이하고 재밌다고 반응이 좋았어요. 

 

2004년 타투를 한 소지섭과 임수정 주연의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재밌게 다시 본 후 그렸다는 그림. MZ들은 이 드라마 모르지… 끌끌.. #미안하다사랑한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2004년 타투를 한 소지섭과 임수정 주연의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재밌게 다시 본 후 그렸다는 그림. MZ들은 이 드라마 모르지… 끌끌.. #미안하다사랑한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5천원 짜리 그림을 우편 배달을 해주면 4천원 정도가 남아요. 어떤 사람들은 가난이 너무 싫어서 이 앙다물고 돈번다고 그러쟎아요. 그런데 저는 그 가난에 너무 익숙해 있어서 4천원 짜리 그림 서너개로 하루를 지내면 너무 만족스러운 거에요. 분명 어제보다 더 나아졌쟎아 하면서요. 그러다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인간관계에 지치기고 하고, 책임질 게 점점 느니까 조금 더 각성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태원으로 이사도 하고, 전시도 하게 되었고, 이렇게 공간도 운영하고 있구요.  

 

Q: SNS를 보면 계정이 여러 개인 이유

 

크리에이터가 욕심이 많은 것은 좋아요. 서브 계정들을 공동 작업자로 같이 아이디어를 합쳐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서 좋아요. 브랜드도 고객 세그먼트 별로 혹은 상품 유형별로 나누면 운영하기가 편리하거든요. 다만, 너무 많아지면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욕심이 많아서 몇 개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하나만 운영하기도 힘들어요. 

 

Q: 여기 공간이 꽤 커서 한 달 운영비가 많이 나갈 것 같은데..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46평 정도의 도안 작업공간이자 타투샵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46평 정도의 도안 작업공간이자 타투샵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24살때까지 홍대 근처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면서 그렇게 지냈는데, 저에게 많은 부담과 피해를 주는 수 많은 인간관계가 어렵고 지쳐서, 2018년에 도망치듯 아는 사람이 없는 이태원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혼자 이렇게 뚝 떨어져 보니까 저를 먹여 살릴 게 저밖에 없다는 것도 쉽진 않았습니다.

공간 운영비가 꽤 나갈 것 같지만, 한 달에 350 정도에요. 작업 공간은 같이 셰어를 해서 쓰고 있고, 인사 잘한다고 건물주께서 조금 배려해주셨는데 제가 버는 수입은 모두 다 월세로 내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도 원형 탈모가 생길만큼 힘들었고, 지금도 운영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죠. 코로나 때도 힘들었지만, 특히 작년에 이태원 참사 터지고 나서 분위기와 멘탈이 완전 다운됐었어요. 

그런데 그걸 견디고 나니까 모든 일이 축복이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정면으로 직면하니까 감사함을 가지는 사람이 되었어요. 

 

Q: 크리에이터들은 상황인식이나 타인과 관계맺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더라구요. 

'Don't think too much(신경쓰지 말자 사소한거 따위엔)' 타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Don't think too much(신경쓰지 말자 사소한거 따위엔)' 타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맞아요. 그게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까 결국 겸손하지 못해서 그런 거더라구요. 상대방이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본인의 성과물이나 본인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육감이나 촉 같은 게 발달돼 있어요. 본인 스스로 만든 피해의식일 수도 있구요.

기자님께서 명동 성당으로 찾아 오셨을때도 제 스스로 감사하다고 생각 않고 제 마음속에는 '역시 난 잘났어!'라고 생각하며 살았았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을 그냥 귀찮은 일로 생각했죠. 그러니까 모아 둘 생각을 안했던 거에요. 감사한게 아니라 당연히 감사하게 생각을 한 적이 없었죠. 

심지어 인사는 기본인데도, 인사하는 것도 내가 저 사람을 정말 존경해서 인사를 하는 건지, 그냥 영업상 세일즈상 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고객이니까 하는 건지 몰랐어요. 겸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고, 몰라서 였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코로나19와 이태원 참사를 통해서 거듭 나게 된거죠. '모든 일이 내가 잘나서 온 게 아니고, 나한테 기회를 준 거였구나, 그 기회를 기회로 본 적이 없었구나. 모두가 감사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었고 그게 굉장히 축복이었구나'라는 걸 생각하게 된 거죠. 
 
Q: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지난 3월에 도쿄에서 진행된 전시회에 참가한 송승욱 작가 SNS 캡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지난 3월에 도쿄에서 진행된 전시회에 참가한 송승욱 작가 SNS 캡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타투 작가들은 이야기거리가 많아요. 특히 젊은 작가들의 아이디어나 작품을 상품화를 시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하지만,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많은 일을 하고 싶지만, 일을 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마음속에만 있게 되죠. 

제가 주로 하는 일은 3가지에요. 커닝시티 타투샵 운영하면서 아티스트와 문하생을 상시 모집하고 있고요. 타투샵은 주차 공간도 있고, 작업자들을 위한 드로잉 및 휴식공간, 포토부스, 손님용 소파, 굿즈 및 전시 공간, 흡연실, 개인별 캐비넷, 작업 공구함, 도화지 수납함 등이 준비되어 있어요. 

 

지난 1월 참가한 병맛 캐리커쳐와 커슈텀 신발 작품으로 참가한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된 플리마켓 행사 포스터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지난 1월 참가한 병맛 캐리커쳐와 커슈텀 신발 작품으로 참가한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된 플리마켓 행사 포스터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그 다음은 전시나 콜라보 작업인데, 올해 초 일본 도쿄에서 전시회, 매년 명동성당에서 진행하는 예술행사, 플리마켓행사 등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새로운 도안 개발과 상품개발, 공동일수도 있겠지만 출판 준비 등을 생각해보고 있어요.

 

ARTISTS AROUND가 지난 12월 홍대 상상마당 근처 도킹어라운드에서 개최한 팝업스토어 포스터 . 오픈부터 마감까지 디제이들의 음악과 함께 하며 다양한 패션, 타투, 향수 브랜드 아티스트들과의 만남 행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ARTISTS AROUND가 지난 12월 홍대 상상마당 근처 도킹어라운드에서 개최한 팝업스토어 포스터 . 오픈부터 마감까지 디제이들의 음악과 함께 하며 다양한 패션, 타투, 향수 브랜드 아티스트들과의 만남 행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Q: 주요한 작품 종류는?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양한 도안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양한 도안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스티커와 티셔츠를 상품화시킨 것처럼 키링, 타투 스티커, 카드도 만들고 있어요. 커스텀 운동화를 만드는 것은 재밌지만 대량생산은 시간 제약으로 어려움이 있어요.

 

다양한 꿈과 일상의 이야기가 있는 미어캣 시리즈 '미어캣을 납치하는 우주선'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다양한 꿈과 일상의 이야기가 있는 미어캣 시리즈 '미어캣을 납치하는 우주선'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제가 웹툰 스토리로 만들고 싶은 ‘미어캣맨숀’은 각기 다르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보통의 삶과 집을 한 장에 담고 싶어서 그리게 되었습니다. 드래곤도 아니고 레이저도 못쏘는 미어캣들이지만 가지각색 살아가는 모습들이 귀엽고 소중합니다.

 

Q: 올해 목표는?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양한 도안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양한 도안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소박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정했고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로서 스스로 약속을 정해서 지켜보고 싶은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테면 작은 태도 때문에 성공을 못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은 거 같아요. 루틴이나 자기 업에 대한 일상적 태도도 그렇지만 자기 작품 가치를 몰라준다고 원망하는 태도가 제일 크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원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하면서 고객 탓을 하는 사고방식 같은 거죠.

  
목표를 만들면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거리가 풍부해지는 것 같아요. 올해는 뭔가 좀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올해는 그냥 제가 다시 태어난 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작년에 제가 한번 죽었다고 생각해요. 머리도 빠지고 우울증으로도 진짜.. 암튼, 올해는 제 스스로도 내 안에 뭐가 있는데 뭐가 있긴 한데, 이거를 끄집어내서 내가 그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Q: 마지막 한 말씀 
거칠고 차가운 도시와 세상에 좋은 콘텐츠가 더 많아지고, 더 잘 경험되는데 조금이라마 기여하는 것이 저의 소망 중 하나에요. 그 과정에서 저도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고 또 자주 경험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거친 현실을 불평하기보단 좋아하는 일로 더 나은 콘텐츠를 위한 토대를 쌓아가는 그와 크리에이터, 활동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여러 ESG 활동가와 크리에이터들이 진행하는 명동성당 전시회에서 만난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여러 ESG 활동가와 크리에이터들이 진행하는 명동성당 전시회에서 만난 송승욱 작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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