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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목회의 집행부와 회원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함몰되지 않는다 - 인생2막,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 타수가 하한가라도 골프 스트레스가 없다

[슬기로운 노후생활] 상한가 제한폭이 없는 골프모임,  이유있는 3가지 특징

2023. 11. 16 by 신종국 논설위원

(서울=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 노후들어 사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정형화 된 틀이 없다. 

대다수의 은퇴노후 전문가들은 이제 퇴직을 했으니 자유로운 삶을 누리라고 막연한 주문을 한다. 그러나 노는 것도 꺼리가 있어야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점에서 골프 친목모임은 아주 훌륭한 놀거리 중 하나이고, 친테크 이고, 사는 방식의 선택지이다.

입동이 지나면 골프시즌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든다. 그래서 11월은 골프 납회로 골프클럽 마다 마지막 잉걸불이 힘을 낸다. 주말 골퍼들은 공식적인 시즌 종료를 선언하는 아쉬움이 큰 만큼  11월의 변덕스러운 날씨 정도는 겁내지도 않는다. 

 

삽화 : 드라이버 샷을 하는 골퍼 모습(그린이 :에리온 차) @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삽화 : 드라이버 샷을 하는 골퍼 모습(그린이 :에리온 차) @뉴스코리아 신종국 논설위원

 

골프는 중독성이 강하다. 해도 해도 매번 제자리 걸음이고, 연습을 안하면 세상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꾸준한 노력을 요구한다. 그래서 정복하기 쉽지 않은 매력이 골퍼들을 붙잡는다. 더구나 노쇼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 룰, 약속을 지켜야 하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필자도 콜린이 시절 골프 약속을 가볍게 여겼다가 낭패를 본 후로 지금까지 한번도 노쇼가 없다. 즉, ‘본인 사망 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 는 무언의 약속은 강력한 구속력을 지녔다.

그리고 골프는 매 순간 반칙의 유혹과 처절한 싸움이 매력적이다. 주말 골퍼 중에 스코어에 매달려 타수를 속이거나, 좋은 곳에 공을 옮기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하는 골퍼들이 있긴 하지만 양심을 기반으로 매너를 더 중요시하는 운동 종목이다

그런 이유로 차별화된 품격이 있는 친목 모임으로 골프는 각광을 받는다. 필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23년 골프납회 행사에 참석했다. 

회원 모두가 참석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전국에서 참석한 회원들의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열정의  토네이도는 주변 기운을 끌어 모아 첫눈을 선물했다. 첫눈은 시간여행을 떠나는 청춘들의 가슴 속에 설레임을 가득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옛 말에 ‘잘되는 집안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 있다. 즉 가법(家法)의 권위에 따라 집안의 흥망이 좌우된다는 뜻이 담겨있다. 더불어 잘되는 모든 친목모임에도 역시 비결이 존재한다.

우리는 보통 그것을 형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식이 내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잘 안된다. 꼰대들의 성화가 회법(會法)을 이룬 모임은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를 허다하게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하기에 잘되는 집안에는 분명하게 영화 ‘핵소 고지 전투’에서 총 없이 75명을 구한 데스몬드 도스 일병처럼 신념과 열정을 가진 누군가의 희생이 권위를 존재하게 한다.

보통의 모임은 희생양을 골라 감투를 선물하며 집행부라 칭하고 형식적인 권위를 부여한다. 그리곤 희생의 댓가를 회원들은 당연한 듯 누리며, 겨우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로 떼우기도 하고, 불평을 내 비치기도 한다. 그게 보통의 모임 모습이다.

그런데 잘되는 모임은 다르다. 모임의 권위를 유지하는 3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친목회의 집행부와 회원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함몰되지 않는다.

집행부는 신념을 가지고 자발적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다양한 운영 방식을 제시하고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규칙을 따르는 일사불란한 회원들의 성숙한 태도는 집행부의 희생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 원할한 상호교감과  유연한 운영방식이 핵심 비결이다.

둘째, 인생2막,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골프 게임 외에 부수적인 형식들을 통해 슬기로운 노후생활의 정석을 배우고, 동년배들의 간접적인 삶을 체험함으로써 각자의 삶의 여백을 채우는 웰 에이징, ‘일은 적당히, 놀기는 늘리기' 의  현실적인 답을 늘 제시해 주니 그렇다.

셋째,  타수가 하한가라도 골프 스트레스가 없다. 

골프가 아니라 등산을 하냐는 핀잔을 듣더라도, 물만 보면 물고기 밥을 기필코 주는 환장을 하더라도 신페리오 방식을 적용해 모두를 승자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골퍼들은 이몸이 죽고 죽는 단심가( 丹心歌)가 아니고 이런들 어떠하리를 외칠 수 있는 하여가(何如歌)를 부를 수 있다. 

백돌이든 보기 플레이어 든, 혹 아마추어 같지 않은 친구도 좀 부족한 친구를 도시락으로 취급하는 꼴사나움이 없다는 점이다. 아주 매력적이다. 

그래서 ‘훌륭한 골프 친목회’ 는 인기 제한폭이 없는 항상 상한가이다. 그와 병행하여  슬기로운 노후생활에 정형화된 틀은 아니지만 놀거리로서 오랫동안 올바르게 작동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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