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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노후생활] 프레너미, 인간관계의 역설

2025. 08. 31 by 신종국 전문기자

(뉴스코리아=서울) 신종국 기자 = ‘유덕자필유언, 유언자불필유덕(有德者必有言, 有言者不必有德)’은 “배려심 있는 사람은 언제나 상냥함이 묻어나지만, 상냥하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라고 하여 반드시 배려심을 지녔다고 할 수 없다” 드러나는 말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삽화; 교동도 대룡시장(21*29.7 펜드로잉 작가 신종국) @뉴스코리아 신종국 기자
삽화; 교동도 대룡시장(21*29.7 펜드로잉 작가 신종국) @뉴스코리아 신종국 기자

 

오늘날 우리사회는 경쟁은 오염되고, 특권의 대물림이 자랑이고, 절차적 정당성은 훼손되고 실체적 정당성은 힘이 없다.

그런 이유로 생물학적 “경쟁 배타 원리”를 체감하며 사는 우리에게 공자의 말씀은 그나마 슬라임같은 잡케라도 경계하라는 아포리즘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누구나 삶의 긴 여정에서 환경과의 부침은 필수다.

그로인해 인간의 상냥함 속에 불편한 관계를 경험하는 일은 정말 모질다. 

표리부동의 시대, 친구 같은데 동시에 적 처럼 느껴지는 존재, 바로 ‘프레너미(Frenemy)’ 탓이다.

프레너미는 친구(Friend)와 적(Enermy)의 합성어로, “친구를 가장한 적”을 뜻한다.

단순히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는 겉으로는 친한 척 기쁨을 주면서도 이득을 보려는 욕심이 숨어 있기 때문에 불안을 키운다.

심리학적  양가감정(ambivalence)이다.

친구일수록 호감과 질투, 의존과 거부감이 동시에 일어난다.

친구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불편한 이유는 그가 나와 ‘닮은 거울’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점에서 인간의 공생은 숙명이고 경쟁은 필수니 불안은 차고 넘친다.

지난 삶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인생2막의 시작엔 백년의 지혜가 급하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우리는 존재하고, 기대와 사회가 정해놓은 틀 속에서 상처 또한 입히고 받는 경쟁의 반복이리면 이 모순적 관계와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

에일대 캐럴 디웩의 「Psychological Science」(2011) 연구에 따르면 “가까운 주변인의 성취가 자존감을 흔들 수 있고, 프레너미와의 관계는 실제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을 높여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준다”며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역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가, 속담이 한 몫 거든다.

“철학하는 인간의 힘” (저자 이요철)에서 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남의 시선에 필요 이상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라고 말한다.

행복하기를 원할 줄 아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 때문에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적 가치는 명쾌하다.

또한 ‘위버멘시’에서 프리드리히 니체는 사람의 관계 속에서 얻는 기쁨과 동시에 겪는 상처에 대해 “관계가 때로는 우리를 지치게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결국 프레너미는 인간관계가 지닌 근원적 역설을 끄집어낸다.

타인과 함께해야만 살아갈 수 있고, 그 친밀함 속에서 경쟁과 불안은 덤이라는 것이다.

해법은 단순하다. 그들을 삶에서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면, 나름의 경계선(boundary)을 세우는 것이다.

상대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내적 기준을 중심으로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보다, 내가 그 관계 속에서 어떻게 서는가다.“

프레너미는 불편한 도반이자 나를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다. 

“어쩌면 그들에겐  나 또한 프레너미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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