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본문영역

[슬기로운 노후생활] 인생2막, 다시 사회 관계 속으로

2025. 10. 03 by 신종국 전문기자

(뉴스코리아=서울) 신종국 기자 = 은퇴는 종종 ‘퇴장’을 의미한다.

삶의 무대에서 내려와 조용히 뒷전이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여정의 출발점이다.

나이 듦이 곧 소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속에서 나눔과 관계를 통해 자신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삽화 : 여유(펜드로잉 21*29.7, 작가 J.K. SHIN) @뉴스코리아 신종국  기자
삽화 : 여유(펜드로잉 21*29.7, 작가 J.K. SHIN) @뉴스코리아 신종국  기자

 

서울의 한 ‘시니어 협동조합’에서는 은퇴자들이 지역 아이들에게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봉사로 끝나지 않고, 은퇴자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전우’를 얻었다는 한 참여자의 “나는 직장에서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사람이라 여겼는데, 이곳에서는 매일 내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걸 확인합니다.”라는 말에서 관계와 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엿본다.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은 그의 저서 《Bowling Alone》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때 형성되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은퇴 후에도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은퇴자가 지역사회 모임이나 봉사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경우 그렇지 않은 은퇴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약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관계와 활동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통로다.

철학자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은 활동 속에서만 세계에 발을 딛는다”고 말했다.

우리의 행위가 다른 사람과 맞닿을 때, 비로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물론 은퇴 이후에는 건강 문제나 경제적 제약 때문에 사회 참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작은 걸음이라도 괜찮다.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 주는 일, 작은 텃밭을 함께 가꾸는 일, 혹은 오랜 친구와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이 모든 것이 사회적 관계를 이어 주는 실천이며, 희망을 키우는 씨앗이 된다.

은퇴 후의 삶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더욱 풍요롭다.

우리는 여전히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구성원이며, 서로의 곁에서 빛나는 존재다.

은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시 관계를 맺고 사회 속에서 ‘나의 새로운 자리’를 발견할 기회일지 모른다.

 

 

 

 

 

■ 여러분의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 전화 : 070-8080-3791 ▷ 이메일 : newsjebo@newskorea.ne.kr
▷ 페이스북 : '뉴스코리아' 검색, 그룹,페이지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뉴스코리아를 구독해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