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서울) 전경애 칼럼리스트 =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법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가족이란 이름하에 엄마로서 아내로서 조금이라도 그러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스라이팅'이란 1938년 가스등(Gas Light)이라는 연극에서 유래한 정서적 학대를 일컫는 심리학 용어이다.
이 연극에서 남편은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든 후 아내가 어두워진 것 같다고 할 때마다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를 탓하였다.
점진적으로 아내는 본인의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면서 무조건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즉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아주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이로써 타인을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은 생각보다 가까운 사이인 연인, 친구, 직장 상사, 동료 등 다양한 관계를 비롯해 가족에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주로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의 의견이 나에 대한 관심과 걱정으로 포장되기 쉬우므로 그 판단을 내리기가 그리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에 대해 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The Gaslight Effect)'의 작가 로빈 스턴은 이 중에서 한 개라도 해당이 된다면 가스라이팅 피해자로 의심해 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자신의 상황이 의심스럽다면 자가 진단을 통해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전환: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각을 의심하는 것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망각: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해 가해자가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정함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경시: 지속적인 상황 조작을 통해 피해자를 무시, 생각과 감정을 하찮게 만듦 ("결국 네가 잘못한 거잖아.")
반박: 피해자가 A라고 말할 때 가해자가 B라고 말하면서 초점을 흐리게 함 ("제대로 기억하는 거 확실해?")
("너는 항상 그러더라.")거부: 피해자가 의견을 냈을 때 듣지 않거나 이해하지 않음
당신의 착한 마음을 이용하는 자들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마라
어떤 관계에서든 누군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그것을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좋은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두려워 무척이나 혼란스러워한다.
이럴 때는 서서히 관계의 거리 두기부터 시작해보자. 내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만큼 나 자신도 존중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현재 관계의 심각성이 느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그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다만 스스로 관계를 정리하기 어렵다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조력자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가해자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고, 피해자는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할 때 가스라이팅은 시작된다고 한다.
이러한 관계는 수평적이기보다는 비대칭적인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나타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가스라이터라고 불리기도 하고 병적으로는 나르시스트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자신을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타인은 본인들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의 감정에는 무관심하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진다.
- 자신의 성과를 과장한다
- 비판에 분노로 대응한다
- 사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 특별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 다른 사람들을 쉽게 비난한다
- 시샘이 많고 남을 질투한다
상대방의 입장은 존중하되 내 주장도 정확하게 펼칠 줄 알고 어떠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움이 아니라 부딪혀 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신감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가 옳다고 말하는 것을 의심의 여지 없이 받아들이고 딸로서 아들로서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고 우리는 더 이상 흑백논리 속에 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아가게 되었다.
실제 가족 간에서는 처음부터 나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저 자신만의 관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습관처럼 받아들여져 사회생활이나 연인 관계에서 수치심이나 자기 불신으로 이어져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음에 필자는 주목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본인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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