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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진실 혹은 거짓, 과연 그는 공산주의자일까?

'홍범도 장군은 공산주의자?'
육사 흉상 이전 계획, 반발 심해
자유시 참변 가담과 공산당 입당, 사실일까?

  • 차서경 인턴기자 chacha@newskorea.ne.kr
  • 입력 2023.10.24 03:42
  • 수정 2023.10.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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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홍범도 장군

 

(서울=뉴스코리아) 차서경 기자 = 지난 8월, 국방부는 육군사관학교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이유로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을 지적했다. 

북한과 공산주의 위협에 맞서왔던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미다. 또한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러시아 스바보드니(자유시)에서 독립군 부대와 러시아 적군이 교전한 사건으로, 적군의 무장해제 요청에 응하지 않은 독립군 다수가 사망했다. 

홍범도 장군에 대한 국방부의 주장은 모두 사실일까? 따라서 본고에서는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의혹을 살펴보고, 기존 연구를 통해 밝혀진 홍범도의 생애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자유시 참변에 가담한 홍범도 장군?

홍범도 장군은 자유시 참변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지만, 참변 당시 장교들과 솔밭에 모여 땅을 치며 통곡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참변 이후 가해자측에 해당하는 고려혁명군은 포로로 압송한 독립군들을 처벌하는 재판을 열었고, 홍범도는 재판위원으로 선임됐다. 

여기에는 항일 의병장으로 명망이 높은 홍범도 장군을 위원으로 삼아 판결을 정당화하려는 가해 측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는 공정한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판에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재판은 당시 고려혁명군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던 자들을 처벌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홍범도는 재판위원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독립군 사이에서 원성을 샀고, 피해 부대 측으로부터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홍범도는 이러한 상황에도 참변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때 최진동과 함께 러시아공화국 군사혁명위원회 참모총장과 국제공산당 집행위원회에 「조선유격운동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의 목적은 참변을 일으킨 이르쿠츠크파의 범죄 사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가해 측이 참변 이후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발표한 성명서에 홍범도를 포함한 간도독립군 지도자들의 서명을 임의로 기입했다고 폭로했다. 

홍범도는 이 보고서에 동지들에게 배신자가 되어 경멸받기보다 죽는 것이 낫다는 심정을 밝혔다. 

 

 

홍범도 장군의 공산단 가입

홍범도 장군은 1927년 러시아 공산당에 가입해 정식 당원이 되었다. 

사실 그의 사상적 기반에 관해서는 학계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오간다.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홍범도를 주로 민족주의자로 인식하지만, 연변과 소련 쪽 학계에서는 프롤레타리아 출신으로서 일제와 싸우다 사회주의로 전향한 인물로 보고 있다. 

말년 공산당에 입당한 것으로 보아 그가 사회주의 이념에 동조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공산주의는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서 기능했다. 

홍범도는 해방 이전 사망한 인물로 현재 논란이 되는 것처럼 북한 공산주의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한반도 내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를 둘러싼 이념갈등은 해방 이후 정부 수립과정에서 미국과 소련의 냉전 상황과 맞물리며 격화됐다. 

소련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이 팽배한 현재와 달리, 일제강점기 시기 독립군에게 있어 소련 공산당은 독립을 돕는 아군에 가까웠다. 이는 홍범도가 조선독립군 부대의 대장으로서 레닌을 면담했을 때 레닌으로부터 권총과 상금 등을 지원받은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으로 대표되는 공적(功績)을 쌓은 홍범도 장군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핵심 인물이었다. 따라서 1962년 박정희 정부는 그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고, 2021년 문재인 정부 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가로 서훈되었다. 

이처럼 독립영웅으로서 홍범도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좌우를 막론하고 변함없이 유지되어 왔다. 설령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였다고 해도 그의 항일투쟁 업적을 축소할 명분이 되지 못한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신중해야 하며 충분한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위인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본 사설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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