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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국 비자,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운다.

비자는 현지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대한민국, 문전박대(門前薄待) 이미지 줘선 안돼
대한민국 비자 한 달에 한번 접수는 오해, 연중 365일 항상 열려있어
온,오프라인 창구로 수요 감당하되, 익스프레스 비자 발급량 확대 방안 마련도 대안책

  • 정지수 특파원 jisoo@newskorea.ne.kr
  • 입력 2023.02.20 16:12
  • 수정 2023.03.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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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뉴스코리아) 정지수 특파원 = K-POP, K-DRAMA 등에 힘입어 대한민국을 여행하려는 필리핀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한국행 비자를 발급받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계속해서 터져 나온다.

요즘들어 필리핀 사람들이 대한민국 대사관 앞에 줄을 길게 서 있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최근엔 온라인 신청 대기자가 만 명 넘게 몰려 접속 자체가 어려워 비자 받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비자발급 현실은 대한민국의 정책기조와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2023년~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여행사 인센티브 정책, 강원도(양양) - 필리핀 클락 무비자 제도 등을 시행하며 관광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으로 관광 가려는 필리핀 사람들은 비자를 받지 못해 대한민국 대신 일본이나 대만으로 향하는 추세이다. 관광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를 크게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비자가 신청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발급해줘야 하는 서비스의 개념은 아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필리핀인 4명 중 1명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파악 하고 있다.

‘신남방 정책’ 이후 인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며 지난해 대한민국에 체류 중인 불법체류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이 비자 발급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형태이다.

불법체류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한국인 노동자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노동구조에 있다. 불법체류가 늘 수밖에 없는 근본적 구조를 바꿔야한다.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자를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다.

게다가 대한민국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는 대사관 인력이 부족하단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필리핀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필리핀 주재 대사관들 중 한국이 비자파트 규모가 가장 적다. 일본과 호주는 비자 영사가 7~10명 정도 근무하고 있고, 미국은 20~25명이 비자 업무에 투입되는 반면, 대한민국 비자 영사는 단 3명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인적교류 수요가 상당히 많은 상황에 비해 비자를 발급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비자 접수가 완료된 후 근무일 5일 안에 비자를 발급하기 위해 현재 필리핀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영사 3명이 하루 600건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하루 8시간 동안 비자 업무를 쉴 새 없이 이행해야 가능한 양이다 보니, 야근은 필수이고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추기 위해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하루 비자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접수가 된 사람들은 5일 안에 비자가 발급되지만, 접수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다. 즉, 대한민국 비자에 대한 필리핀 사람들의 불만은 접수가 잘 안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비자를 발급받고자 하는 날의 이전 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비자 신청이 열리는데, 신청자가 많아 하루만에 마감이 된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비자는 한 달에 하루만 신청을 받는다는 오해가 퍼져 있다. 하지만 신청자가 많아 전체 비자 쿼터가 하루만에 마감될 뿐, 취소자가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예약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대한민국 비자 시스템은 365일 열려 있는것이다.

이러한 비자 관련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온라인 창구를 열어 수요와 공급을 맞춰야 한다. 현재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은 근무일 5일 안에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발급 가능한 처리량만 받고 있고, 따라서 공급에 제한이 있다. 비자 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해 채택한 방식이 오히려 필리핀 사람들을 문전박대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창구를 모두 열어 비자 접수를 받으면 필리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관광의 길을 활짝 열어줄 수 있게 된다. ‘근무일 5일 내 비자 발급’이라는 원칙을 없애고 비자 접수를 받으면 접수 과정에서의 정체가 해결된다.

우선 비자 접수가 완료되고 나면 필리핀 관광객들은 비자가 나올 때를 기다린 후 대한민국에 입국 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운영중인 ‘익스프레스 비자’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접수량이 많아 비자 발급이 늦어지는 대신,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에 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추가 비용을 받고 익스프레스 비자를 발급해 발급 시일을 당겨주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비자 접수 자체가 안된다는 불만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K-컬쳐를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비자를 열어줘야 대한민국도 국익을 올릴 수 있는 윈윈(win-win) 관계가 형성된다. 온,오프라인 창구를 열어 접수 수요를 감당하되, 빠른 비자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익스프레스 비자를 발급해주면 다양한 비자 수요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비자는 현지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친한(韓)감정으로 문을 두들긴 사람들이 반한()감정을 가지고 돌아가선 안된다.

일반 국민들 간의 인적교류 없이는 양국가간 긴밀한 관계는 형성되지 않는다. K-컬쳐를 좋아하는 전세계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한국을 체험할 수 있도록 비자가 뒷받침이 돼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

접수단계에서의 정체를 완화해야 현지의 불만을 사그라들게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동남아 국가에 비자 기회를 충분히 주고,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전략을 관계 당국은 시급히 세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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