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트빌리시) 박철호 특파원 = 샤틸리는 해발 2,700미터 곰 십자가 고개를 넘어서 해발 1,400미터 지역까지 약 1,300미터 이상을 내려가게 되는데 절벽, 평지를 5차례 가량 반복하며 2시간 가량 내려가게 된다.
6월이 넘어도 샤틸리를 가는 길 주변 곳곳에 눈이 남아 있다.
눈녹은 물로 도로가 훼손되는 곳도 있고 물이 도로 위로 흐르는 곳이 있어서 늘 안전 운전에 유의 해야 한다.
샤틸리 마을에는 게스트 하우스가 있으나 6월경 들어가려면 미리 예약을 하고 주인과 상의 하여 방문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먹어야 할 빵과 식재료들을 직접 사서 가지고 가야 한다.
샤틸리(Shatili)는 조지아 북부에 위치하고 행정상 헤슈레티(Khevsureti)지역 두쉐티(Dusheti)에 속해 있으며 유네스코 문화 유산 후보이며 조지아 국가 유적이 있는 마을이다.
샤틸리는 코카서스 산맥 넘어 러시아(체첸 자치 공화국)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국경 경비대가 상주하는 국경 지역이기도 하다.
샤틸리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인 곰 십자가 고개((Datvisjvari Pass/해발 2,700미터) 주변은 9월 중순이후 부터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해마다 눈 내리는 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0월 말경이 되면 도로 제설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철수 한다.
그러면 10월말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샤틸리 들어가는 길은 닫힌다.
날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제설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5월 중순이후 새롭게 길을 정비해야만 5월말경쯤에나 다시 들어 갈수 있다.
길이 열리게 되면 샤틸리로 가는 대중 교통으로도 들어 갈수 있다.
미니 버스처럼 생긴 “마슈르트카”를 타고 들어 간다. 그러나 이것도 일주일에 단 한차례만 운행 한다.
샤틸리를 방문하는 길은 험하고 고생스럽지만 코카서스를 넘어가면서 감상하게 되는 웅대한 코카서스 산맥의 절경, 고산 지대에서만 볼수 있는 야생화들 그리고 샤틸리에 위치한 요새에 도착하면 마치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것 같다.
샤틸리에서 즐기는 시간은 험난한 길을 고생하며 들어온 모든 것을 보상 받는 힐링의 시간이다.
유럽 여행객들은 주로 일주일 이상 머물며 주변 지역을 산책하고 트래킹등을 하지만 한국인 여행객들은 여행일정이 길지 않아 2박 이상 머물기는 힘들다.
숨쉬는 공기 마저 달콤하게 느껴지는 샤틸리, 고산 지대에서 지내는 망중한, 무공해 청정지역의 기운과 피부에 닿는 신선한 바람, 밤이면 머리위로 쏟아질듯한 별들의 향연과 긴 꼬리를 보이며 사라지는 별똥별들까지, 새 소리에 눈을 떠서 맞이하는 물 안개 가득한 샤틸리의 아침.
이런 이유들로 유럽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천혜의 자연 트래킹 코스이다.
샤틸리를 방문하면 10세기에서 13세기경에 건축 되었다고 추정되는 샤틸리 요새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지금는 요새를 이용한 게스트하우스는 오직 한 채만 있으며 요새에 살던 사람들은 주변에 마을을 만들어 일반 주택에서 살고 있다.
20세기 이후 주민들은 요새를 떠나 요새 근처에 새로운 샤틸리 마을을 세웠다.
현재 4군데 게스트하우스가 있으며 요새 안에 게스트하우스와 마을안에 게스트하우스 모두 화장실과 침대등 시설은 많이 열악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럽인들은 마을 인근에서 주로 캠핑을 한다.
샤틸리 요새는 60개의 건물이 이어져 있는 방어 구조물, 즉 특이한 요새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5층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으며 건물과 건물은 좁은 통로를 통해 벽과 지붕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층과 2층에서는 소와 양등의 가축들이 사육되었고 마지막 층은 사람들의 주거용으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조지아 구전(설화)에 따르면 십자군들이 십자군 전쟁 기간 동안 샤틸리 요새를 만들었고 그후 그들의 후손들이 정착 했다고 전해진다.
샤틸리는 1813년 러시아의 공격으로 심하게 훼손되었는데, 그로인해 샤틸리에 살던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샤틸리를 떠났다.
그후 1950년대 소련 공산당 시절 샤틸리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로 이주 시켜 거주 하게 되면서 일부 시설물들이 복원되고 지금의 마을이 다시 조성 되었다.
1980년대 부터는 조지아의 영화 촬영, 뮤직 비디오 촬영, 사진 촬영지로 많이 이용되는데, 2018년부터 파손된 요새의 일부를 조지아 정부에서 복원을 하였다.
오늘날 샤틸리 요새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후보이며 조지아 국가 유적지에 포함 되어 있다.
요새는 10~13세기 무렵 건축된 것으로 추정하며 요새 건축은 주변 지역에 많이 있는 평평한 돌 석판으로 만들어졌다.
이 석판은 넓적하고 조각이 나기 쉽게 되어 있으며 두께는 3cm부터 다양한 두께 형태로 마치 삼겹살을 구워먹는 돌판처럼 생겼다.
이 돌을 하나씩 쌓아 올려 벽과 담이 기둥 역할을 하게 만들었고, 눈의 무게가 5톤 이상 쌓여도 견딜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었다.
요새 곳곳에는 다가오는 적을 공중에서 공격하기 위한 루프홀(loophole: 총안(銃眼)화살이나 화기를 쏠수 있는 구멍)이 설치 되어 있으며 방어에 유리하도록 좁고 가파른 골목들과 작은 문들로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샤틸리요새 건축 방식은 돌만으로 쌓아 올린 건식 공법을 사용했는데, 조지아내에서도 샤틸리 요새 방식의 건식 건축 공법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요새의 내부는 주택과 주택이 마치 피라미드처럼 서로 비상구들로 연결 되어 복잡하게 되어 있으며 복합 단지 형태로 형성 되어 있다.
개별 주택과 바티잔(bartizan 돌출된 망루또는 동그란 타워)은 모두 비밀 문으로 연결되어 내부에서는 사다리와 내부 계단들로만 이동할수 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요새 전체를 내부에서 편하게 이동 할수 있도록 건축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을은 하나로 구성된 연결성을 가진 요새라고 볼수 있다.
고고학자들은 지역적 특징인 많은 눈과 강한 추위를 막기위해 최고의 난방 방식과 적의 침략을 막기위한 최적의 건축물로 건축 했었던것으로 추정한다.
요새내의 마을은 전체가 복잡하고 산악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였으며 주거와 요새의 다기능 건축물이다.
최적의 방어를 위해 망루(타워), 주거, 축사, 예배당등이 하나로 연결된 하나의 요새 마을이다.
샤틸리는 고립된 산악 지역의 특성상 상당히 폐쇄적이다.
조지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 볼수 없는 샤틸리만에 독특한 문화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여자는 절대 무덤 근처에 가지 못한다.
샤틸리 영상
혹여라도 여자들이 공동 묘지 주변에 다가오면 동네 아이들이 돌을 던지며 멀리 가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외부 방문자들에게는 이정도로 강하게 대응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자들은 마을에 있는 공동 묘지를 지나 갈 때면 멀리 돌아서 가야만 한다.
또한 전염병 발생시 환자를 격리하기 위해 마을 외곽에 가옥 형태에 묘지터가 현존하고 있기도 하다.
다음시간에는 샤틸리의 날 축제, 아나토리스 묘지터, 트래킹에 좋은 아르도티 지역과 무초 지역(또다른 공중 요새)을 방문하고 트빌리시로 돌아가며 코카서스의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해보는 시간을 준비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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