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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노라면, 결핍없이 욕망할 수 있을까?

마음도 무언가에 기대야 쉼을 얻는다.

  • 허승규 기자 mytripmade68@newskorea.ne.kr
  • 입력 2021.10.08 09:26
  • 수정 2025.04.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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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여성역학원의 이수남 역학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개나리여성역학원의 이수남 역학사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뉴스코리아=서울) 허승규 기자 = 요즘 뉴스에 대선후보 윤석렬과 “점”에 대해 이것저것 말이 많다. 인간은 막연한 자신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명확히 알고 싶어서 점을 본다. 나쁜 일이 예상되면,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번에는 미아리 점성가촌을 방문해서 누가 대통령이 될 지 물어도 볼 겸, 로컬탐방도 할 겸 방문해보았다. 

 

서울미래유산 미아리 점성가촌 전경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서울미래유산 미아리 점성가촌 전경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시각장애 역학사"들은 6.25 이후 임대료가 저렴한 남산 양동과 도동(현재의 동자동 쪽방촌으로 그 당시에는 쪽방촌과 윤락가가 혼재된 지역)에서 역학촌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도심 개발로 양동과 도동이 철거되면서 현재 미아리에서 철원철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시각장애 역학사 이도병 씨가 동선굴다리 아래에 노점을 차리고 자리를 잡은 후, 이 지역으로 시각장애 역학사들이 모여 미아리 점성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미아리 점성가촌의 안내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미아리 점성가촌의 안내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동선굴다리의 표지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동선굴다리의 표지판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이번 탐방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느낀 점은 많았지만, 3가지만 설명한다.

①시각장애인이 많은 미아리 점성촌의 "역학"은 미신이 아닌 동양철학의 한 분야로 음양의 질서로 파악한 우주 만물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점보는 것을 귀신이나 부정한 것이라고 오해하거나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 그 중에 특히 기독교인들이 많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사실, 동방박사도 제갈량도 점을 봤는데 말이다.

 

이수남 시각장애 역학사를 만나고 들어본 재미있는 역리학의 세계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이수남 시각장애 역학사를 만나고 들어본 재미있는 역리학의 세계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②신점(무당. 영점/굿/신내림/샤머니즘), 역점(점성가/역학사/역리학자. 역학/주역/사주), 타로, 독경(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경전을 읽는 불교의식)은 각각 미래를 보는 접근법이 완전 상이하다는 사실이다.

 

성북구 공정무역센터 페어라운드 1층 전경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성북구 공정무역센터 페어라운드 1층 전경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권진규 아틀리에  (사진-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권진규 아틀리에  (사진-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동네 청춘들이 운영하는 사랑방 공간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동네 청춘들이 운영하는 사랑방 공간들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③재개발로 사라지게 될 서울미래유산 미아리 점성촌이겠지만, “시각장애인이 조언해주는 나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이런 독특한 곳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네의 제로웨이스트 로컬샵, 무중력지대와 같은 대안공간, 페어라운드와 같은 공정무역 공간, 성골롬반 외방선교원, 권진규 아틀리에와 같은 미술관 탐방, 되너미고개에 위치한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의 공연과 엮어서 말이다. 

(참고로 서울미래유산이라고 지정해도 아무런 혜택이 없다. 상업공간은 장사에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주택은 사실 귀찮기만 한 게 현실이다)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맥을 잇고 있는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와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맥을 잇고 있는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와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뉴스코리아 허승규 기자

 

점성촌에 있는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와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 역학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특히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는 전국의 시각장애 역학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시·도별 지부를 두고 있으며, 이 단체의 기원은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고려시대에 활동했던 시각장애인 역학사들을 맹승(盲僧)이라고 불렀는데 개경에 이들의 동업조합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이는 조선시대에 와서 명통사(明通寺), 맹청(盲廳)으로 이어졌다.

일제강점 초기 잠시 명맥이 끊겼다가 1925년 조선맹인역리대성교 맹인조합이라는 단체로 부활하였다.

해방 후인 1956년에 이를 대한맹인역리대성회로 개칭하고, 1971년 사단법인 대한맹인역리학회라는 명칭으로 법인설립 인가를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미아리 점성가촌은 한국의 대표적 점성촌으로만 아니라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존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터넷을 넘어 AI나 알파고로 점을 보는 시대이고, 아파트 부족으로 인한 재개발로 지역이 변해감에 따라 미아리 점성촌의 축소나 소멸은 예단되지만, 역학사들의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필카, LP판, 동네서점에서 다가오는 오프라인의 고유의 멋과 매력은 언제나 살아있을테니까.

그나저나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받았다.

그냥 알려드릴 수는 없고, 기자의 기사를 후원해주시면 따로 답을 알려드리겠다. 하하~

암튼, 나의 예상과 맞았고 그 사람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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