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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콜리 학대사건 여진 속 열린 K-DOG Festival, 천안은 무엇을 배웠나”

  • 김현미 기자 yangpa@newskorea.ne.kr
  • 입력 2025.11.0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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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가 열렸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가 열렸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뉴스코리아=천안) 김현미 기자 = 지난 8월 22일(금) 저녁 8시경, 충남 천안시 신부동 천안천 일대에서 한 견주가 자신의 전기자전거에 반려견(보더콜리)을 끌고 달리다 피를 흘린 채 죽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시민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동물학대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와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천안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가 열렸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가 열렸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그로부터 불과 석 달 뒤, ‘2025 K-DOG Festival’이 천안에서 열렸다.

천안시와 연암대학교(총장 육근열)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반려동물 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취지로 마련됐지만, 그 개최를 둘러싼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다.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 “시민 상처 아물기도 전에 축제라니” vs “정상화와 공존의 신호”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애견인과 시민들은 “보더콜리 사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고, 천안시가 아직 구체적 재발방지 대책조차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대규모 반려동물 행사를 여는 것은 시민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번 축제가 오히려 건전한 반려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 참가자는 “사건은 분명 충격적이었지만,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과 행정, 전문가가 함께 고민하는 장이 필요하다”며 “그 첫걸음이 바로 이런 축제의 장”이라고 말했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 정치권 인사 대거 참석…‘지역 이미지 회복’ 강조

이날 행사에는 이재관 국회의원(천안시을),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 엄소영·육종영·김명숙·정선희·김길자·정도희·장혁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 참석한 천안시을 이재관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 참석한 천안시을 이재관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이재관 의원은 축사에서 “천안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선 시민의 인식과 행정의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서 이재관 천안시을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서 이재관 천안시을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김행금 의장 역시 “이번 행사가 천안의 새로운 반려문화 정착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서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에서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행사장에는 천안 시민뿐 아니라 인근 아산, 세종, 대전 등지에서도 많은 반려인들이 방문해 활기를 띠었다.

반려견 패션쇼,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반려동물 행동교정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 사건 이후, 천안시의 대응은 여전히 ‘미비’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천안지역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보더콜리 사건 이후 천안시 차원의 구체적인 동물보호 정책 변화나 제도 개선안이 제시된 적이 없다”며 “행사를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물복지 시스템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사건의 피의자가 구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시가 ‘사후 대응 체계’나 ‘학대 예방 정책’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은 점이 논란의 불씨로 남았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서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참석한 견주의 애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서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참석한 견주의 애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 전문가 “축제는 계기…행정의 지속적 시스템화 필요”

충남지역 반려동물 행동전문가 한지은 박사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천안시가 시민과 함께 ‘동물보호 조례’의 실효성 강화, 동물학대 신고·대응 매뉴얼 개선, 반려동물 공공시설 확충 등 구체적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제가 끝나면 관심도 식는 것이 아니라, 이를 출발점으로 행정이 지속 가능한 반려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K-DOG FESTIVAL 2025 행사장에 참석한 견주와 애견 @뉴스코리아 김현미 기자

 

■ [분석] 공존의 도시, 천안의 과제

천안은 충남권에서 반려동물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도시다.

그러나 반려문화의 제도적 기반은 아직 미비하다.

보더콜리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도와 인식의 사각지대가 빚은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민이 상처받은 도시에 축제는 어쩌면 빠른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축제가 진정한 ‘공존의 장’으로 남기 위해선 천안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동물복지 행정을 구축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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