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뉴스코리아) 이호영 특파원 = 주필리핀한국문화원(원장 임영아)이 지난달 23일 신규 이전 국유화 건물에서 공식 개원식을 개최한 가운데 뉴스코리아가 새롭게 개원한 한국문화원을 방문했다.
전통과 IT를 접목한 다양한 전시 관람시설 갖춰
필리핀 마닐라 따귁(Taguig)시에 위치한 새 한국문화원 건물은 총면적 2,546㎡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기존 건물을 국유화 구매하여, 약 1년 3개월간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 끝에 개원이 되었다.
신축 건물이 아닌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 하여 구성한 탓에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문화원 측은 밝혔지만 들어선 건물에는 문화원 측이 아쉽게 생각하는 낮은 층고에도 전시실, 도서관, 강의실 등을 잘 꾸며놓은 모양새다.
1층 입구를 들어서면 안내데스크와 함께 뒷편으로 구성된 전시장에는 한글의 역사화 함께 세종대왕의 한글 혜례본이 아크릴로 전시되어 있고, 한국의 전통 문화적 가치를 계승한 식기공예품과, 최근 중국의 한복 공정으로 논란이 되었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전통의상 한복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1층 전시장에 눈에 띄는 컨텐츠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전통의상 한복을 3D 가상 피팅기기로 직접 입어 볼 수 있는 “디지털로 체험 하는 한복 입어보기” 체험으로, 평소 한복을 입어보지 못하는 한국인 관람객과 한복을 접하지 못했던 필리핀 관람객이 한복을 쉽게 입어 볼 수 있는 체험관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한국 의상을 선택해 가상으로 직접 입어보고 최종 선택한 의상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송 할 수 있어 한국의 전통과 IT 강국 대한민국의 기술을 동시에 선보이는 체험 컨텐츠로 기억 될것으로 기대 된다.
전시관 마지막에는 한국의 식기 등 공예품의 전시와 함께 한국문화를 설명하는 영상 체험관이 존재해 휴식을 취하며 한국의 문화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잠시 영상을 관람하기도 하지만 포토존으로 많이 이용 된다고 문화원 측은 설명했다.
도서관 강의실… 하지만 아직은
2층과 3층에 마련한 한국어ㆍ문화 강의실이 준비되어 있다. 도서관에는 다양한 한국어와 영문 도서가 비치되어 있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공간에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만 아직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면 개방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도서관에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VR 장비를 착용하고 한국의 관광지 등을 가상으로 방문 할 수 있는 체험관이 마련 되어 있어, 도서관이 개방되면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다채로운 체험을 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편에 마련된 강의실은 깔끔하게 정돈된 한국어 강의실과, K-POP 댄스, 태권도 등을 연습할 수 있는 연습장이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강의가 가능하다. 강의실의 경우 이번 리모델링시 K팝, K댄스 등과 함께 인기있는 한식 만들기 주방 시설을 마련해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시설이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다목적 홀…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행사 마련
현재 5층 다목적홀에서는 아세안의 풍등을 매개체로 한국과 아세안 간의 화합과 평화 그리고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자는 소망을 담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협업 전시 “풍화, 아세안의 빛” 키네틱 미디어아트 전시가 운영중이다.
“풍화, 아세안의 빛”은 이번 개원식을 위해 문화원 측이 마련한 특별 컨텐츠인데, 위와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는 키네틱아트 작품으로 밤하늘에 수십개의 풍화가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고 강물에 빛이 투사되는 전시물로 몽환적인 연출이 매우 인상 깊었다.
문화원 측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풍화'는 아시아인들의 염원을, 백열전구로 제작된 '묘화'는 따스한 감성의 빛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민족 공통의 정서를 대표하는 매개체 '풍등'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간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와 함께 관람했던 필리핀인 관람객들도 10여분 동안 진행된 해당 전시를 관람하며 마음이 편안해 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이 공간은 개원식 전시가 끝나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문화원은 밝혔다.
2년여간 준비한 개원, 그러나 논란은 있었다.
이번 개원식을 준비하며 주필리핀한국문화원 임영아 원장과 직원들도 많은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잘 마무리 되고 개원식이 진행되어 기쁘다고 임영아 원장은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개원식을 진행 하며 한인단체들과의 사이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 팬더믹과 리모델링으로 인해 2년 만에 이루어진 대면 행사이다 보니 개원식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임원장은 고개를 숙였다.
특히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에서 이야기하는 총연합회 회장의 행사 소외 논란은 협소한 장소에서 진행되어 문화원측의 행사진행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벌어진 후 임영아 원장이 한인총연합회 회장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인총연합회측 역시 문화원 대표 명의의 공식적인 사과 등 강경한 대응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극과극
이번 의전 문제가 불거지며 필리핀 커뮤니티와 교민 대화방 등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필리핀 유명 커뮤니티 P사이트에서도 “대우 좀 받고 싶었는데, 자존심이 구겨졌나 보네요.”라며 한인총연합회의 의전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과, “문화원장은. 왜 초대했나? 불러놓고 물먹이고 삐질수도 있네요 국가 돈으로 사는사람은 좀 겸손해야 되는데”라며 문화원 측의 행사 진행을 문제시 하는 글이 함께 올라오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주필리핀한국문화원 임영아 원장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교민을 배제한 문화원은 있을 수 없다.”며,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의 설립목적이 한인들과 한인사회 대상이 아닌 필리핀과 필리핀 국민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말은 문화원에서 언급한 적이 없음을 강조했다.
평소 자신의 생각도 필리핀 국민과 한국 국민의 문화적 콜라보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한인사회를 무시하거나 의도적인 배제는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한국문화원은 외부 벽화의 경우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 교류 그리고 융합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제작되어 있고, 도서관에는 영어 서적과 함께 많은 한국어 서적도 구비가 되어 있었다. 아울러 한국어 강좌는 누구나 등록 가능하도록 구성해 실제로 모든 프로그램은 한국인과 필리핀인 구분 없이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필리핀한국문화원 측은 다양한 소통을 하겠다.
본지 인터뷰 요청에 응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 임영아 원장은, 이번 논란의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교민사회와 소통하며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새롭게 시작된 문화원은 보다 다양한 컨텐츠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장은 “다른 나라에 있는 한국문화원에 뒤쳐지지 않는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주어진 범위 안에서 한국과 필리핀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한 좋은 콘텐츠를 마련해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를 알리고 교류 할 수 있는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을 만들겠다.”라고 목표를 이야기 했다.
실제 뉴스코리아가 방문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은 깔끔한 전시관과 전통과 IT가 자연스레 조합되어 필리핀 국민들에게 한국을 잘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뉴스코리아 독자나 한국에서 필리핀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번쯤 그 논란(?)의 장소인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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