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서울) 김찬훈 기자 = 멋있는 '폼(Form)'은 사람의 품격을 높여준다. 정치인이나 지식인 등 사회 리더들은 '멋진 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이들은 사진 촬영 때나 방송 출연 때 자신의 폼을 도드라지게 연출하기 위해 평소 안하던 어색한 표정도 기꺼이 짓는다.
일반적으로 보통 국민들 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 '폼 잡기'에 능통하다. 이것만 놓고 보면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는 조건명제가 참인 것 같다.
프로 중의 프로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은 '폼 잡기'의 도사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폼이 있다.
수많은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트레이드마크 같은 폼을 만들고, 대중 앞에서 적극 이를 활용한다.
80년대 중반 총선에서 야당 돌풍의 주역이었던 故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당 대표)는 '지그시 고개를 돌려 상대를 응시하는 폼'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당직자든 출입기자든 나아가 유권자든 이 총재의 날카로운 시선과 지긋한 시선에 모두 압도됐다. 그에겐 굳이 말이 필요 없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중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앞으로 내밀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또 그는 엄지와 검지를 모아 동그랗게 '0'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3'을 만들어 '영삼'이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어필했다.
토론의 달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손바닥을 편 채 수직으로 세우고 자신의 주장을 실어 힘껏' 내밀었다.
한편 전 대통령들에 비해 젊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경우도 멋진 폼을 갖고 있다.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어퍼컷 세리머니'다.
일반 정치인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폼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리더급 유력 정치인이 아니라면 제스처를 활용한 폼 만들기 대신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요즘 실세라 불리는 신진 정치인들은 특히 TV출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적은 비용, 혹은 무료로 자신의 미소 띈 이미지를 화면에 그대로 비쳐주니 이보다 효과적으로 내 폼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판단하는 거 같다.
그런데 이건 '폼 잡기'이지 진정한 '폼 만들기'는 아니다.
유권자의 민생에 도움을 주는 정책개발을 위해 지역구와 전국을 누비는 게 정치인들의 사명이다.
국민들은 나 대신 올바른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서 내 삶에 도움을 달라고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한다.
그런데 요즘 일부 정치인들은 민생을 살리는 정책개발에 골몰하기 보다는 TV출연을 통해 자신의 '폼 잡기'에만 집중한다는 평이 많다.
특히 그런 정치인들을 뽑아준 지역구 유권자들의 불만지수가 점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모름지기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견이나 소속 당의 정책방향을 유권자들에게 세세하게 알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건 정당하고 합리적인 의정활동의 일환이다. 하지만 마치 자신이 정치평론가나 정치전문MC가 된 듯 '일일우출연'하는 행태는 오히려 부정적 평가를 받기 쉽다.
요즘 동네마다 지역마다 일반 국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난리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중고로 밤낮 열심히 뛰어도 제자리다.
그나마 제자리를 유지하는 가구는 다행이다. 마이너스 통장의 잔고만 높아가는 가구가 부지기수다.
소위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고충 민생을 해결하거나 돕기 위해 지역으로 뛰는 것이 진정한 '폼 만들기'다.
'폼 잡기'에 집중하느라 민생고 해결에 도움이 되는 '폼 만들기'에 소홀할 경우 이건 진짜 큰 문제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고, 대의정치제를 표방한다. 자유, 평등선거에 기반해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민법으로 얘기하면 대리인을 뽑는 것이다. 대리인은 대리권을 준 본인(나)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한다.
만약 대리인이 본인(I)의 입장 보다 대리인 자신(He)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면 본인(I)은 즉각 대리권을 철회할 수 있다.
폼 잡기만 하는 정치인들을 국민은 기억한다. 어찌 보면 '폼 잡기'보다 '폼 만들기'가 더 쉽다. 정답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독자들이 후원 해주시는 소중한 후원금으로 제작 됩니다.
이 기사가 유익하셨다면 기자에게 원고료를 후원해주세요.
아래 후원하기를 누르신후 추천인란에 담당 기자의 이름을 적어주시면 기자에게 원고료가 지급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