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내 인종차별 행위 '여전'
(뉴스코리아=호놀룰루) 김무성 기자 = "코리아 타운 공원에서 산책하다 앞에서 흑인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돼요. 산책중 종종 흑인들이 어깨를 밀치고 시비를 걸었다는 피해사례를 들었거든요."
많은 한인들의 전언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COVID-19) 이후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은 혐오인종이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현지가 중국이라는 보도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이나 LA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대기중이던 한인 등 아시안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폭행을 하거나 뒤에서 밀어버리는 폭력사건이 잇따랐다.
또는 길에서 만나는 아시안을 대상으로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삿대질을 해대는 사람들도 폭증했다.
미국내에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이 다양한 인종을 포용한 이민사회인데도 이같은 아시안 대상 인종차별이 여전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 한 고등학교에서 한인 학생 대상 인종차별행위가 발생했다는보도도 나와 우려스럽다.
미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한 사립 고등학교 하키팀에서 백인 학생들이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욕설이나 따돌림 등 인종차별 행위를 벌였다.
더욱이 백인 학생들은 피해자인 한인 학생의 샤워장면을 몰래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참다 못한 한인 학생의 부모는 가해 백인학생의 부모들에게 항의했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자녀를 건드리면 참지 않겠다는 협박을 당했다.
이에 한인 학생의 부모는 학교 측에 사건을 알려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가해자 4명중 1명만 가볍게 징계하고 피해자인 한인 학생을 분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인 한인 학생은 결국 하키팀에서 방출됐고, 현재 스트레스로 호흡곤란과 탈모증을 겪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라치몬트 차터스쿨에서도 최근 어린 한인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으나 학교 측은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 뉴저지주의 버겐아카데미 고등학교에서도 스페인어 교사가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그 교사는 "한인을 싫어한다(I hate Korean)"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한인 대상 인종차별 행위 '실효적 예방법' 마련 필요
2020년 3월 19일부터 2021년 6월 30일 사이에 인종차별 신고센터(Stop AAPI Hate)에 보고된 아시안 혐오사건은 9081건에 달했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미국 대부분 주정부에서는 인종차별행위를 '편견적 증오 범죄'로 간주하고 형량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방수사국(FBI)는 증오 범죄를 "살인, 방화, 파손행위 등 전형적 범죄에 편견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 행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한인 동포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한 재외공관 등 한국 외교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주재 총영사관 등은 인종차별 및 증오 범죄 피해시 미국 긴급전화 911에 신고하라고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수동적이고 미온적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자국민 보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지 한인회, 총영사관, 경찰이 합동 순찰팀이나 대응팀을 마련해 인종차별 행위나 증오 범죄에 공동 대응하고 언론에 브리핑함으로써 '한인을 공격하면 언론에 당신 얼굴이 나온다"라는 시그널을 줘 재발방지를 도모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것이다.
하와이 인종차별 행위 '0'
미국의 50개 주(State, 州)중 하나인 하와이는 어떨까. 하와이 한인 학생들은 인종 차별로 부터 안전할까?
정답은 "없다"이다.
먼저 하와이 이민사회에서 한인이나 아시안 대상 인종차별 행위나 증오 범죄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와이 학교에 재학중인 한인 학생들의 피해 사례도 들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얼까?
우선 하와이는 아시안이 주류인 사회다. 하와이의 주류 사회는 일본계, 중국계, 필리핀계, 베트남계, 한인계 등의 후손이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로컬 주민, 마이크로네시안, 폴리네시안 등의 인종이 유기적으로 화합하며 살아간다.
물론 하와이에도 백인이나 흑인이 살고 있지만 주류 인종은 아시안이다.
다음으로, 하와이 사회를 떠받치는 문화코드는 '알로하(Aloha) 정신'이다. '알로하(Aloha)'는 친절과 온화함을 상징하는 하와이안 언어다.
하와이 주민들은 한인 동포를 포함한 모든 이민자 및 방문자들을 친절하게 응대한다. 하와이 주민들은 길에서 마주치면 먼저 인사하고 웃어준다. 건물에 들어갈 때 앞사람은 뒷 사람을 위해 출입문을 잡아준다.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넘어져 물건을 흘리면 그들이 먼저 다가와 괜찮냐고 묻고 물건을 집어준다.
사립 고등학교 세이루이스에 재학중인 김모군은 "이 학교는 특히 원주민 등 로컬 학생들이 선호해 많이 다니는데 한인 학생을 괴롭히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없고 다같이 잘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밴드팀의 주축이다.
공립 학교인 모아나루아에 재학중인 채모양은 "내가 속한 오케스트라팀이나 교실에서 한인 학생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이나 따돌림을 당한 적은 한번도 없고 오히려 로컬 친구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녀는 멋진 비올라 단원이다.
아무튼 하와이는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많은 한인 동포 및 학생들이 더 안전하게 생업과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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