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호놀룰루) 김찬훈 특파원 = "파를 푸짐하게 넣고 잘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고도 영양 만점이라 남녀노소 건강식품으로 안성맞춤입니다."
남영돈 하와이 한인회 이사장 겸 초대 한인회관장(이하 남 이사장)의 '육개장 리더십'이 동포사회에서 화제다.
남 이사장은 소중한 만남을 기념하거나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육개장을 사준다. 한달 육개장 값으로 지불하는 돈도 어지간한 콘도의 렌트비 수준이라는 전언.
남 이사장을 잘 아는 지인들에 따르면 육개장의 얼큰하며 시원한 맛은 화끈하고 솔직한 남 이사장의 성품과 닮았고, 담백하고 건강한 내용물은 실속과 실용을 중시하는 업무스타일과 비슷하다.
남 이사장은 하와이 한인 이민역사의 살아있는 증인이자 나침반이다. 그만큼 그는 한인사회와 더불어 울고 웃는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
"아휴 어떤 사회나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끝없는 성장통을 겪어야 하지만 특히 하와이 한인사회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아마 하와이에 똑똑하고 자존심 강한 분들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 하와이 한인회는 어두운 터널을 뚫고 막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한인회관을 중심으로 한인사회의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지역사회에 널리 전파하는 문화메이커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인회 어른으로서 그간 치른 많은 대소사(?)에 대한 남 이사장의 소회다.
기아모쿠 거리에 위치한 현 마키키 한인회관은 2022년 8월 문을 열었다. 그간 한인회는 다른 장소에서 비좁지만 비싼 사무실 임대료를 부담해야 했다.
현 마키키 한인회관은 호놀룰루 시정부로부터 무료로 빌렸다. 비지니스와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거리인 마키키 공원 한켠 건물에 위치해 한인동포들과 로컬주민들의 접근성도 좋다.
마키키 한인회관 마련의 주역은 24대 박봉룡 한인회장과 남영돈 이사장이다. 특히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한 남 이사장은 마키키 한인회관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2년에 걸쳐 호놀룰루 시당국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남 이사장은 특히 마키키 주민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기존 공원내 커뮤니티센터 2, 3층에 한인회관을 열면 로컬 주민들도 한인회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시작은 미약하고 수고로웠다. 주민협의회 구성원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남이사장은 수없이 그들의 마음에 간절하게 호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남 이사장과 한인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단체 백신접종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과 동행하는 한인회의 이미지를 심었다.
또, 김치 페스티벌, 코리안 페스티벌, 무비나이트(영화감상) 등을 개최해 지역 주민들의 한국 문화행사에 대한 참여도와 선호도를 지속적으로 높였다.
더욱이 남 이사장은 하와이 의회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날 때마다 "한인회관은 한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마키키 모든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므로 앞으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K-CULTURE 및 로컬 문화프로그램을 갖춰 지역주민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믿음의 삶을 사는 남 이사장에게 장애란 없었다.
남 이사장은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라는 성경말씀대로 실천했을 뿐"이라고 술회했다.
드디어 남 이사장의 노력과 한인회의 헌신은 주민협의회 동의를 얻었고, 시당국과 계약을 체결해 대망의 한인회관 개관식을 가졌다.
남 이사장이 이룬 결실을 바탕으로 서대영 한인회장이 이끄는 25대 하와이 한인회는 새로운 한인회관 건물 2층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3층에 한인 이민역사 전시관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하와이내 한국 디앤에이(DNA)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글로 '하와이 한인회관'을 새긴 현판도 건물 외벽에 걸었다.
일본계, 중국계, 필리핀계 후손들이 즐비한 하와이 사회에서 한글로 만든 한인회관 간판을 다는 일은 고무적인 사건이었다.
호놀룰루 중심거리에 한인회관 현판을 거는 순간, 남 이사장은 보람과 자금심의 눈물을 삼켰다. 그간의 설움과 편견의 상처는 씻은듯이 나았다.
남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85년 말에 이민와서 그간 가장으로서 여러 비지니스를 운영하며 많은 역경과 장애물을 만났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고난을 극복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면으로 맞서 싸웠던 반면, 이제는 원점으로 돌아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일이 풀린다. 문제해결의 비법? 별다른게 아닌, 먼저 베푸는 자세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먼저 베풀면 친구가 되거나 일이 잘 성사돼 돌아온다고. 그래서 요즘 남 이사장은 후배들이나 사업상 만나는 사람들에게 육개장을 자주 사준다.
남 이사장은 "육개장은 한국 전통 음식으로서 건강에도 좋고 서로 땀 흠리며 육개장을 먹다보면 어느새 이심전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된다. 앞으로도 육개장을 먹으며 여러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남 이사장과 한인회의 향후 콜라보가 더 기대되는 하와이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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