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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유럽 감각 수집기②》 2024 베니스 비엔날레의 현장 속으로(1)

- 60회를 맞은 La Biennale di Venezia 3일간의 기록

  • 장현아 특파원 newsjebo@newskorea.ne.kr
  • 입력 2025.05.30 10:08
  • 수정 2025.08.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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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기획 연재] 유럽 감각 수집기

 

2024년 하반기, 뉴스코리아 파리 특파원 장현아 기자는 유럽 주요 도시를 취재하며 디자인, 예술, 그리고 일상 문화 속에서 포착한 감각들을 기록했습니다.

 

도시의 구조와 문화를 읽기 위해, 기자는 공기와 질감, 색채, 생활 방식 같은 감각적 단서들을 관찰해 보았으며, 이번 연재 〈유럽 감각 수집기〉는 이 취재 여정을 바탕으로, 유럽 문화와 디자인의 흐름을 현장 중심으로 전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파리 메종 오브제를 시작으로 프랑스 각지, 코펜하겐, 베를린 등 다양한 도시의 장면과 공간을 통해 삶과 예술의 방식을 들여다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2024년에 60회를 맞이한 베니스 비엔날레입니다.

 

 

비엔날레 행사장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비엔날레 행사장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뉴스코리아=파리) 장현아 특파원 = ‘비엔날레(Biennale)'는 ‘2년마다’를 뜻하는 말로, 격년제로 열리는 전시회를 의미한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이기도 하며 2024년에 제 60회를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에 시작된 세계적인 국제 미술 전시로, 다양한 나라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는 국가별 파빌리온과 주제관으로 구성되며, 현대 미술의 주요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여겨져 왔다.

행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자르디니(Giardini di Castello) 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 일대에서 열렸다.

2024년 본 전시, 국가관 전시, 그리고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이 공식 선정한 국제미술전의 주제는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의미하는 〈Foreigners Everywhere (Stranieri Ovunque)〉였다.

이 주제는 2000년대 초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저항하던 단체 ‘Stranieri Ovunque’가 배포한 전단지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이탈리아 팔레르모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듀오 클레어 폰테인(Claire Fontaine)이 만든 네온 조각 연작에서 유래한 것이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감독은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 (Brazil) )였다.

그는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예술감독으로, 이 사실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미술관(MASP)에서 예술감독으로 활약하며 다채로운 전시를 기획해온 그는, 2013년 영국 화이트 큐브 갤러리에서 열린 ‘Open Cube’ 전시를 통해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기존 미술계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기여해왔다.

작년 비엔날레의 주제 역시 그의 개인적 경험과 전시 기획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디아스포라, 토착민, 경계를 넘나드는 이주자 등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을 조명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La Biennale di Venezia)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La Biennale di Venezia)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베니스 비엔날레는 두 개의 본전시로 구성되며, 주요 전시 공간은 ‘자르디니(Giardini)’와 ‘아르세날레(Arsenale)’로 나뉜다.

자르디니에서는 각국의 국가별 파빌리온이 운영되고, 아르세날레에서는 각 년도별 주제에 맞춘 전시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베네치아 시내 곳곳에서는 특별 전시들도 함께 진행되어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전 세계에서 총 331명의 작가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 작가로는 이쾌대, 장우성, 김윤신, 이강승 등 4명이 선정되었다. 특히 이강승 작가는 2023년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진 바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편, 한국 국가관 파빌리온에서는 구정아 작가가 ‘향’을 주제로 전시에 참여하였다. 

 

Arsenale 아스레날레 

 

아스레날레 입구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입구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첫 방문일, 기자는 오후 2시경 베네치아 아르세날레 전시장에 도착해 약 4시간 동안 본전시에만 집중했다.

입장권 선택에서는 3일권과 단일 입장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연계 전시까지 여유롭게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3일권을 선택했다.

 

본 전시관 입구를 여는 'Foreigners Everywhere'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본 전시관 입구를 여는 'Foreigners Everywhere'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전시장 입구에서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마하오 콜렉티브’의 대형 직조 작품이 관람객을 맞았다.

'Foreigners Everywhere(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올해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전시장 내부를 더 들어서자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 마치 아트페어를 연상케 하는 흩어진 구조 속에 전시가 이어졌고, 이런 구성은 신선하기보다는 익숙하고 평이하게 다가온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요 전시 작품 중 절반은 퀴어 정체성을, 나머지 절반은 이민자와 디아스포라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특히 직조, 뜨개질 등 질감을 중시한 재료들이 주목을 끌며, 소재 자체가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식이 돋보였다.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큐레이터 마르코 스코티니(Marco Scotini)가 기획한 Disobedience Archive는 어두운 전시 공간에 원형으로 배치된 좌석 앞에서 영상 작품을 상영하는 방식이었다.

해당 전시는 젠더, 사회적 소수자, 정치적 저항을 다룬 영상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나, 지나치게 많은 작품 수와 단순 상영 방식이 아쉬움을 남겼다.

히토 슈타이얼 등 기존 작가들의 작업이 예술사적 맥락에서 나열되는 데 그쳐, 비평적 거리감이 생겼다는 평도 나온다.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특히 영상 작품의 양이 과도해 전부를 온전히 관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으며, 시청각적 흡입력보다는 교육적 목적에 가까운 전시 방식이 관객을 소외시켰다는 인상도 있었다.

“관객에게 사회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올 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움을 느꼈다. 다만, 많은 영상 작품 사이에 묻혀 작품의 존재감이 희석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작가는 Kluanji kin Henra였다.

‘문’이라는 주제를 통해 공간과 연결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고, 작은 전시 공간 안에서 관객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도록 유도했다. 

이외에도 Elyla와 Kac Chong Wài 작가의 작품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약 3시간 반 동안 전시를 관람하며 모든 작품을 세세하게 살피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려 노력했고, 변화하는 공간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떠올렸다.

그러나 전시가 지닌 포부에 비해 단지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네온사인 작품처럼 단순히 배치된 듯한 인상이 강해, 좀 더 깊이 있고 다층적인 접근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다음 날 방문할 자르디니(Giardini)를 기대해보며 1일차를 마무리해보았다.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아스레날레 @뉴스코리아 장현아 특파원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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