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네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프랑스, 몽골 등을 자유롭게 여행했던 신짜오 여행작가의 여행기를 본지 베트남 특파원인 이웅연 기자와 작가와 협의로 연재를 시작 합니다.
(뉴스코리아=호치민) 이웅연 특파원 = 다음날 다시 가게를 방문하였다.
부엌에선 이미 메기가 노릇노릇 맛있게 구어지고 라오스식 메기탕이 냄비에서 끊고 있다.
메기구이와 메기탕이 나왔다.
메기탕은 고추, 마늘, 스타 플루트를 넣어 끓였고 특히 생강을 많이 넣어 국물 맛이 시큼하면서 새콤하다.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진 메기구이와 시큼한 메기탕을 안주삼아 할아버지, 할아버지 동네 친구 분과 후배가 같이 즉석 맥주파티를 벌인다.
맑은 날씨, 맛있는 안주,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한낮의 맥주파티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나누어 마실 때는 어떤 언어도 필요가 없다.
음식이 언어이고, 오가는 술잔이 언어이고, 밝은 표정과 웃음, 주고받는 눈빛이 언어이다.
전날보다 많은 맥주병이 쌓인다.
맥주 파티가 끝나자 할아버지와 온 가족이 맏켄을 하여 준다.
맏켄은 안전 및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일종의 라오스 문화로 손목에 실을 묶어 주는 전통의식으로 정성껏 오른쪽 손목에 온 가족이 실을 감아 준다.
맏켄은 반나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금도 나의 오른쪽 손목에는 시판돈 맏켄이 손목에 묶여있다.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건강과 행복을 빌어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게 식구들이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펜데믹 선포를 앞둔 시기에 민간 백신을 맞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날도 자전거가 음주 운전으로 비틀거리고 전날 낮잠을 즐긴 카페에 편안하게 누워 눈을 감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시판돈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나에게 시판돈의 추억은 메기의 추억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시판돈은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여행지라 말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고, 바쁘지 않으며, 그냥 단순해서 좋은 것 같다.
여행지에서 억지로 추억을 만들거나 꼭 무언가를 하여야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시판돈은 나처럼 게으르고 아무것을 하지 않아도 무심히 지낼 수 있는 여행객에겐 좋은 곳이지만 다른 여행객에겐 그렇지 않는 여행지로 비춰질 수도 있는 곳이다.
시판돈에서 꼭 무엇을 하여야 할지를 알려 달라면 시판돈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인다면 “계획을 세우지 말라”이다.
시파돈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기에 느리게 지내면 된다.
온 종일 웃통을 벗고 지내도 좋고, 잠만 자는 나무늘보가 되어도 좋고, 유수도식해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시간을 허송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사 시간을 허송해도 “보뺀양”이다
무라까미 하루끼의 여행에세이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이렇게 라오스를 이야기 한다.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안에 입체적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To be continued...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이 미덕인 라오스 시판돈 NO.10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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