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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Do you know “SOO SIN JE GA CHI KUK PYUNG CHEON HA”?

필리핀 정치인들은
修身齊家 治國平天下(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의미부터 되새겨야

  • 이학철 특파원 iloilo@newskorea.ne.kr
  • 입력 2021.10.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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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날드 델라 로사 '바토' 상원의원. 전 다바오 경찰서장, 전 필리핀 경찰청장
로날드 델라 로사 '바토' 상원의원. 전 다바오 경찰서장, 전 필리핀 경찰청장

(일로일로=뉴스코리아) 이학철 특파원 = PDP-LABAN의 대통령 후보로 어제 늦은 오후 바토 델라 로사 상원의원으로 확정되어 COC 등록을 마쳤다.

참 긴 하루였다. COC 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ㅊ10월 8일, 필리핀 정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모두 파사이에 있는 소피텔 호텔에 집중되어 있었다.

10월 8일 필리핀 페이스북 여기저기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뉴스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왔다. 그 중 가장 핫 이슈는 ‘사라 두테르테가 마닐라 모처의 호텔에 있다’ 그리고 ‘다바오에서 진행된 사라 두테르테 대통령 출마 축하 거리 행진’ 이었다.

본지 뉴스코리아 다바오 특파원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 메신저로 다바오 시내에서 벌어진 시가행진 사진들을 보면서 사라가 곧 소피텔에 나타나겠구나 하며 라이브로 COC 진행 사항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본지 다바오 특파원이 찍은 사라 두테르테 대통령 출마 축하 차량퍼레이드
본지 다바오 특파원이 찍은 사라 두테르테 대통령 출마 축하 차량퍼레이드

그리고 COC 등록 마감 시간을 얼마 앞두고 갑자기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기 시작했다. 본지 기자도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다 싶었는데 그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사라 두테르테가 아닌 로날드 델라 로사 ‘바토’였다.

두테르테 정부에서 필리핀 경찰청장을 지내고 지금은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바토가 COC 등록증을 앞 가슴에 밀착시켜 양 손으로 잡고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고 필리핀 정치판을 이제 조금 알기 시작한 기자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이건 누가 봐도 “쇼”이기 때문이다.

PDP-LABAN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자로 등록하러 왔다는 그의 당당한 연설 앞에서 PDP-LABAN 안에서 어제까지 누구도 바토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고 기자도 바토는 예상 순위 안에 들어 있지도 않았던 터라 순간 당황하여 할 말을 잃었다.

기자에게 바토는 지난 2016년 10월 16일 대한민국 국민이 필리핀 경찰에 의해 납치 살해당한 후 강제 화장 되어 화장실 변기에 뿌려졌던,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필리핀 경찰의 당시 수장으로, 그가 한 일은 고작 해당 청사를 찾아가 경찰관들을 언론 앞에 세워 놓고 악을 쓰며 얼차려 주던 희극인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해당 범죄자들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다 빠져나가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도 흐지부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부정부패를 뿌리째 뽑겠다던 두테르테 정부의 호언장담과 그의 칼이 되었던 바토 그리고 유니폼 바꾼 것 외에 경찰관의 비리 근절에 실패한 그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기자의 감정은 마치 PAQUI ONE CHIP을 먹고 흘리고 싶지 않은 눈물 콧물을 쏟으며 온갖 육두문자를 쏟아내며 우유를 퍼 마셔야 할 것 같은 웃픈 현실과 한편으로는 ‘우리 아버지는 잘못한 것이 없어요!”라고 주장하던 퍼디난드 봉봉 마르코스가 되려 양반처럼 느껴지는 형용하기 어려운 순간의 모순이 공존하는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조직의 부정부패 일소와 비리 근절을 약속했던 그가 한 없이 관대함으로 자신의 조직을 감싸더니 기회가 오자 자신이 뱉은 약속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더 큰 권력으로 신분 상승한 그가 무엇을 바라기에 대권에 도전을 한다는 것인지? 차라리 파퀴아오처럼 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정치적 모토라도 주장하던 인물이라면 수긍이라도 할 수 있겠다.

더욱이 그가 어제 입고 나온 옷 차림으로 인하여 결국 필리핀 국민들을 모욕하는 행동이 되고 말았다. 필리핀 정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한 순간에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옷차림. 안에는 녹색 티셔츠와 겉 옷으로 입은 빨간 색 PDP-LABAN 점퍼.

녹색은 사라가 현재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정한 색이며 그 위에 PDP-LABAN의 빨간색 점퍼는 곧 사라 두테르테가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신들의 지지층에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 메시지가 전략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면 그가 한 행동은 결국 들러리에 불과하며 우리 정부는 그리고 현재 필리핀에 있는 한인대표 단체들은 이런 무지몽매한 이가 우리 국민들을 지켜 줄 것이라 믿었고 지지했다는 것에 수치심마저 드는 것 비단 기자만의 넋두리인가?

필리핀 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의 이름으로 등록한 후보자들은 선관위가 정한 기한(올 11월 15일) 안에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다. 단, 신규 교체인은 해당 정당인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즉, 현 PDP-LABAN의 대통령 후보는 바토, 부통령 후보는 봉 고 이렇게 되는데 차후에 사라 두테르테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한다면 바토가 사임하고 이를 사라 두테르테가 입당하여 받아들이면 대선에 PDP-LABAN으로 출마가 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지난 2016년 대선에 앞서 있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사’ 작전과 흡사 비슷하다.

블랙 코미디 같은 하루였다. 마지막으로

修身齊家 治國平天下(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자기 자신과 가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국가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말의 뜻을 진정 이들 앞에서 온갖 손짓발짓을 통해 알려 주고 싶다. 비록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이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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