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마닐라) 이창호 특파원 = 현지시간 2023년 10월 30일(월)에 필리핀서 바랑가이(필리핀 최소행정단위)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가 시행되었다.
BSKE(Barangay and Sangguniang Kabataan elections)라고 불리는 이 선거는 바랑가이와 청년위원회를 이끌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로 바랑가이 캡틴과 의원, 청소년의회의 의장과 멤버까지 한꺼번에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팬데믹으로 인해 5년만에 실시하는 까닭에 그 열기는 상당히 높았다. 주재국 대사관에서도 선거기간 중 다중밀집시설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공지를 할 만큼 선거 기간중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선거 관리위원회(COMELEC)에서 선거기간 중 금지행위 안내 중 특이 한 사항을 안내하면, 총기휴대금지 (gun-ban)제복을 입지 않은 민간인 총기 휴대금지, 현금이나 현물로 기부나 선물금지, 선거 결과를 놓고 배팅금지 외 복싱, 경마, 닭싸움등 사행성 게임 금지, 선거구 변경을 막기 위한 행정구역 변경금지, 선거일 전날부터 선거당일까지 선거운동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무료로 음식이나 교통수당 제공 금지, 선거전날부터는 술을 판매하거나 구매 제공하는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속도 무색하게 필리핀 선거는 부정 선거와 각종 사고로 얼룩진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필리핀 언론에 보도 된 선거 뒷이야기를 몇가지 전한다.
1. Maguindanao del Norte의 Datu Odin Sinsuat에서 선거 시작 전 총격이 발생하여 2명이 사망하고 최소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은 오전 6시 발생했으며, 경찰은 2명의 신원을 파악했고 추가적인 한명의 용의자를 파악중이다.
2. 선관위는 거버너 1명과 시장 13명을 선거 관련 매표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선관위원장 George Garcia이 밝혔다. Ilocos Norte의 Batac City에서 투표를 마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매표행위에 연루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 방사모로 무슬림민다나오 자치지구에서 선거관련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4건의 총격사건이 있었다. Lanao del Sur에서 바랑가이 캡틴으로 재선에 출마한 여성이 남편과 형제인 경쟁자에게 총격을 당했다. Basilan에서는 캡틴 후보자를 포함하여 6명이 부상을 입었다. Cotabato City에서는 12명의 교사들이 총격살해사건으로 두려움에 떨면서 선거참관인을 그만두기도 했다.
4. Abra에서 출마를 철회한 출마자가 29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의 출마 철회 뒤에는 협박이 있었다고 밝힌바 있다. 이들뿐 아니라 개표현장에 투입되기로 했던 교사들도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5 팔라완의 2곳 투표소에서 투표가 일시 중단되었다.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몰려와서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사건으로 사용되지 않은 투표용지가 훼손되었다. 경찰은 병력을 파견하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소요는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생했으며, Puerto Princesa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하여 투표를 일시 정지시킨 혐의로 2명을 체포했다. 2명이 들어와 투표용지를 훼손하고 참관인으로 일하는 교사들을 위협한것으로 밝혀졌다. 원칙상 그곳에 경찰은 배치할 수 없었으며, 경찰은 이들의 배경이 되는 출마자가 누구인지 밝히려고 수사중이다.
6. Maguindanao에서 선거가 치러지기로 예정된 학교 3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arangay Ruminimbang, Barangay Poblacion, Barangay Old Poblacion에 위치한 학교들로, 특히 나중 2건의 화재는 방화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관위 Comelec은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으며, 다행히 화재가 발생한 곳은 실제 투표가 진행될 곳은 아니었다.
7. 10월 27일까지 총기소지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은 1,922건이라고 경찰청은 밝혔다. 이중 1,454정의 총이 압수되어, 2,325정의 총은 경찰이 안전을 위해 보관했다. 28일까지 선거관련 의심 사건은 151건인데 이중 30건은 선거 관련으로 확인 되었고 88건은 선거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8. Quezon Province에서 바랑가이 캡틴 입후보자가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10월들어 총격을 당한 두 번째 캡틴 입후보자다. 첫 번째는 아브라의 Bucay에서 발생했으며,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9. Navotas 경찰은 봉투에 300페소와 500페소를 담아 배포하던 사람을 체포했다. 선거유세기간 금지된 행위다. 체포된 여성은 말라본 거주자로서, 현장에서 P363,900(한화 약 869만원) 를 압수했다.
10. Cotabato City의 Rosary Heights 12에서 선거 출마자를 포함한 3명이 총격으로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들은 선거홍보 벽보를 부착하던 도중 총격을 받았다.
필리핀 바랑가이는 우리나라의 동,면사무소 같은 일종의 행정기관을 칭하는 말로 마을의 온갖 민원을 도맡아 처리한다.
4만 2,047개의 바랑가이가 필리핀 곳곳에 있으며 도시와 지자체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이기도 하다.
7천 7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지역사정에 맞게 독자적인 업무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역사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 전부터 존재하던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바랑가이는 말레이어로 배를 의미하는데 필리핀 선조들은 배를 타고 보르네오와 말레이시아등지에서 필리핀섬으로 건너왔고 배의 선장은 가족의 우두머리였고 이를 다투(Datu)라 불렸으며, 이후 필리핀에 정착해서는 바랑가이는 배가 아닌 집의 형태가 되어 부락의 중심에 위치했고 다투로 선출된 사람이 바랑가이에서 집무했다.
초창기 다투는 100명에서 300명 가량의 부족민을 통치하며 부족의 크고 작은일들을 처리했다. 한때 필리핀에 법원이 존재하기전에는 바랑가이는 사법기관을 대신하기도하여, 부족 구성원간의 분쟁이 있을시 다투의 판결 혹은 중재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었다.
간혹 죄질이 나쁠경우 집단에서 추방하거나 회초리나 채찍으로 때리는 태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기자가 필리핀에서 거주하면서 느낀 바랑가이 캡틴의 권한은 의외로 많다. 일례로 경찰도 판사도 쉽게 결정 못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중재를 이끌어 낼 만큼의 민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존경과 신임을 받는 캡틴이 수없이 많다. 팬데믹기간 중 주민의 민생고를 책임 질 만큼 연민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전사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된 바랑가이 캡틴들이 초장기 부락의 우두머리로 부락민의 애환과 설음을 책임 졌듯이 막중한 임무와 소임을 다 해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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