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서울) 최신 기자 = (편집자 주: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직접 잼버리 대원들과 지자체 공무원의 통역을 담당했던 본지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먹고 자고 생활을 했던 사실적인 체험기로서 본지는 함께 고생했던 해당 지자체의 공무원들의 노고가 퇴색되는것을 원하지 않으나,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공무원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 기고를 보도합니다.)
늘 그랬었다. 우리 국민들은 이상 하리 만치 평화로우면 서로 헐뜯고 싸우기만 해왔다. 대한제국때도, 조선에도, 고려에도 삼국시대에서, 단 한번도 변한적없이 태평성대 앞에서는 항상 같은 민족끼리 죽일듯이 물고 힐난하기 급급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의 국민성에는 그 반대의 면도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고로 우리 한민족은 중국 오랑캐와 왜구들의 수없이 반복되는 침략에도 이 나라를 지켜내 왔다.
이상하게도 외세에 강한 유전자를 지닌 우리 한민족들의 특성은 우리끼리는 싸울지라도 일단 외세의 공격이나 위기 앞에서는 모든 싸움을 멈추고 일단 하나되어 뭉치는 우리 한민족만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비단 국내 거주 국민 들 뿐 만 아니라 전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동포들과 그 후손들의 유전자에도 영향이 끼친다.
1987년 평화의 댐 건설은 우리 국민의 성금 6백10억7천2백여만원으로 지어졌다.
1998년 IMF위기에서는 온 겨레가 금 모으기를 통해 당시 시세 21억 7천만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2의 국채 보상 운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냈다.
그리고 또다시 2023년 아무도 예상 못한 채 무방비로 닥친 새만금 잼버리 사태 앞에서 우리 민족은 여지없이 주저앉지 않았고 하나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 얼마나 위대한 민족이 아니겠는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렇게 짧은 시간 위기 대처에 온국민이 나설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전라북도의 잼버리 운영은 그냥 준비 부족이라고 해 두자
윗 선 에서 야금 야금 예산 빼먹어서 그렇다고 해 두자
운영 능력 부족이라고 해 두자.
자질 없는 전라북도지사와 그 일당들의 정신나간 행정 때문이라고 해 두자.
정부 특히 여성가족부 때문이라고 해 두자
정 답답하면 차라리 그냥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라고 해 두자
그러나 그 모든 것 들은 일단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니 여기서 만 큼은 거론하고 싶지 않다.
우리국민들은 우선순위를 위기에 빠진 새만금으로 부터 잼버리 대원들을 구하는데 온 여력을 모았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으로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긴급하게 분산 수용되었고 이 과정에서 휴가 중이거나 휴가가 계획된 각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무작위로 착 출 당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무방비 상태로 현장에 긴급하게 투입되었을 뿐이다.
본지는 지난 9일 한 지자체 관계자로부터 다급한 도움 요청 전화를 받았다.
외국어 통역이 급히 필요한데 관내 외국어 능통자들은 다들 휴가 중이거나 예산이 없어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시간당 12,000원,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현장에서 먹고 자면서 12일 토요일 오전까지 그 현장을 지킬 외국어 사용 가능자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본지는 긴급하게 특파원 파견 경력 기자들 중 몇몇 기자들을 선정해서 해당 지자체 현장으로 긴급하게 파견 했다.
처음엔 잼버리 대원들과 공무원들 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통역지원만을 생각하고 현장에 가기로 결정했었다.
9일 저녁 7시 疊疊山中(첩첩산중)에 위치한 한 기업 연수원에 비를 맞으며 도착해보니 행안부 사무관 이하 도청, 시청 사무관들에 관내 파출소 순경부터 보건소 간호사까지 다급하게 도착한 모습이 역력한채 한데 모여 머리 맞대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부터 시작되었다.
리더가 누구인지, 자기소개를 하고 말 고를 할 시간도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된 셈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야외활동마저 불투명 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공무원들을 그저 말없이 바라보기만 1시간여가 지났다.
답답했다. 하여 이날은 기자자격이 아닌 전문 통역사로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이대로 있다 가는 밤을 새도 결론이 나올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우리는 잼버리 대원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마침 휴식중인 대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물었다.
대원들이 우천으로 인해 실내활동을 하게 된다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대답은 모두 한결 같았다. 강당 같은 곳에서 멍하니 영화나 보게 하거나 시청각으로 진행되는 것은 원하지 않으며 스카우트 들이니 만 큼 활동적으로 몸을 쓰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대답을 확인했다.
현장 사무관에게 대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들 우천으로 야외활동 불가능할 경우 실내 레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대체 프로그램 준비를 시작했다.
어느새 시간은 밤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이 마지막날까지 자리를 지켜도 될까 말까 한 긴급한 상황에서 다음날 다른 공무원들로 인원이 대체 된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미친 건가?"
전문가들도 아닌 타 업무 종사했던 공무원들로 T/F팀을 구성한 것도 부족했나? 우리는 강하게 주장했다. 최소한 리더 급 사무관 한명만큼은 자리를 끝까지 지켜줘야 다른 인원이 변경되어도 우왕좌왕 하지 않고 임무를 마칠 수 있다고 말이다.
결국 행정안전부 파견 사무관이 그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맡는다.
다행이다.
그런데 숙소도 부족하다.
다행히 인근에 집이 있어 일행중 일부는 그곳을 11시가 넘어서야 나올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해 잠을 자는듯 마는 듯 뒤척이다 오전 5시 기상했다.
대충 준비하고 다시 현장에 도착하니 오전 7시다.
대원들과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물었다.
고맙게도 잘들 잠을 잤다는 대답을 해준다.
그 와중에 대원들 중 누군가의 생일이었나보다.
우르르 대원들이 한 식당 테이블에 둘러서더니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하기 시작한다.
미안한 순간이다.
산속이라 제과점도 없고 뭐라도 건네 줬음 좋겠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니 오전 8시, 대원들 모두 짐을 챙겨 오전 8시 30분부터 야외활동을 떠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그런데 오전 9시 출발해야 하는 버스는 보이질 않는다.
담당자가 누군인지 찾고 또 찾고 그렇게 어렵게 버스회사와 연락이 닿았다.
버스는 오전 9시 2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오전 9시 출발해야 하는 대원들은 밖에서 멍하니 그렇게 또 한시간을 소모했다.
미안한 순간이다, 결국 우리는 오전 10시가 다되어서야 야외 행사장소로 출발할 수 있었다.
오전 일정을 서둘러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고 강당에 모여 우천대비 프로그램인 레크레이션을 시작했다.
모두들 예상대로 즐거워 한다.
그런데 변수가 또 생긴다.
시청 모 부서에서 나오신 높으신 분이 무대에 올라 격려사를 하신단다.
그런데 사전에 어떤 통보나 시나리오도 없이 즉흥적인 동시통역을 하라고 우리에게 요청한다.
다른 공무원들은 눈만 깜빡일 뿐, 누구 하나 앞으로 나서질 않는다.
우린 분명 잼버리 대원과 실무자들 간의 소통을 위한 통역지원으로 알고 돕는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동시통역이라니?
어쩔 수 없이 높으신 그분의 한국어를 영어로 동시 통역을 해드렸다.
심지어 동석하신 적당히 높으신 분들의 소개까지 친절하게 일일이 잼버리 대원들에게(왜 소개를 해야 하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소개했다.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잼버리 대원들이 숙소로 돌아가자 강당에 제공받은 생수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파견된 경찰관이 생수를 들어 옮기며 도움을 청하기에 기꺼이 함께 생수를 옮겼다.
그런데 이게 왠일?” 담당 공무원이 우리에게 수고했다. 고맙다 라고 말을 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그(생수)걸 왜 옮겨요 그런건 민폐예요 민폐”라고 무안을 준다. 왜 민폐인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이대로 그냥 집으로 가고 싶은데 억지로 화를 누르며 참았다.
저녁 식사 후 오후 8시 30분부터 다시 회의가 시작된다.
우리는 단순 통역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심지어 식사시간에도 마음 편히 쉴 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점심, 저녁 식사시간 2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대해서만 시간당 12,000원이 지급되는 최저임금 전문 통역사다 우습게도 말이다.
우리는 11일에는 다른 일정이 있어 오전에 퇴소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통역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선약을 모두 취소한 채 우리는 모두 상암월드컵 주경기장까지 반 강제로 소환 당 한다.
“왜? 우리가 공무원도 아닌데?” 나머진 그들의 몫인데? 민간인인 우리가 왜 끝까지?”
그래도 우리는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았고 불평불만 하지 않았다.
대원들 인솔해서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에 도착해보니 이번엔 전국에서 동시에 집결한 인원으로 입장 순서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고 대원들중 일부는 화장실에 가야 해서 기자 혼자 버스 여러대를 오가며 통역을 해야 했다. 그러던중 대원중 한명이 배탈이 나서 응급진료를 받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쉴틈이 없었다.
마음놓고 식사도 할수 없었다.
저녁식사는 도시락이었고 공무원들과 통역사들까지 총동원되어 1층에서 해당 대원들이 있는 3층까지 일일이 직접 가져다 주는 일도 통역사의 몫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다른 버스 인솔 공무원이 전화로 긴급통역을 요청하며 와달라고 한다.
자리를 비울수 없어 급한대로 전화로 통역을 해주기까지 했다.
퇴영식이 열린후 케이팝 콘서트가 진행되는 상암동은 전쟁터 그 자체였다.
그리고 어제 밤 11시 넘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눈을 떠보니 잼버리 대원들이 즐겁게 돌아갔다는 언론보도를 통해 “과연 정말 그랬을까?” 라는 반문을 갖게 된다.
차마 지면에서 표현할 수 없는 각 부처간 공무원 들 간의 개싸움을 목도한 것부터 야외 활동에서 숙영지에 텐트를 노끈 하나만 주고 알아서 설치하라는 말도 안되는 공무원들의 모습과 화장실이 걸어서 8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숙영지를 정해서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잼버리 대원들은 길거리에서 볼일을 봐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더 자세하게 기술하고 싶지는 않다.(인터넷 조금만 검색해보면 관련된 보도는 쉽게 찾아볼수 있다.)
공무원들도 사람이고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 이고 누군가의 가족인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서 최소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T/F팀중 공무원 신분이 아닌 일반 통역사들에게 최소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은 가지고는 있는지 살며시 묻고 싶다.
우리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위기에 빠진 잼버리 대원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사람이기에 통역사로 일하는 시간만큼은 기자가 아닌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해 드렸다고 생각하는데,
왜 지금 우리의 기분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것 인지 되짚어 생각하게 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 전화 : 070-8080-3791 ▷ 이메일 : newsjebo@newskorea.ne.kr
▷ 페이스북 : '뉴스코리아' 검색, 그룹,페이지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뉴스코리아를 구독해주세요!